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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Mar 08. 2017

예측에 관한 불편한 진실

by Wodian Grace


안녕하세요? 워디랩스 Grace입니다. 오늘 퇴근길에는 3월의 눈발이 휘날렸는데.. 3월의 눈은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하네요. 곧 기다리는 봄을 막 놓아주기 싫어하는 그런 몸짓같아서 안쓰럽기도 하네요. ^^ 

지난 주말엔 아주 오랜만에 집에서 우디앨런의 영화를 한 편 보았어요. 우디앨런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이기도 한데, 자신의 작품에 주인공으로도 자주 등장하지요. 그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매년 영화를 만들어내는 다작으로도 유명하고, 그 유명하다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을 때에도 꼭 시상식 날 중요한 야구경기가 있다며 참석하지 않은 사람으로도 유명하지요. 사실 야구경기는 핑계이고, 상따위가? 자신의 작품을 판단 평가한다면, 상을 받은 작품은 좋은 작품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아니냐며 타인의 평가가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동기가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멋지죠, 이 할배) 



그의 작품은 심각해 보이는 사건도 유쾌하고 수다스럽게 비꼬거나 풀어내는 묘한 매력이 있는데요. 제가 본 영화 제목은 17년 전의 작품인데, '스몰타임 크룩스'를 감상했습니다. 전과자인 좀도둑 ‘레이’와 네일샵에서 일하는 아내 ‘프렌치’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남편인 레이가 은행을 털 계획을 세우고 은행 옆에 오랜 시간 비어있는 빈 가게를 알게 됩니다. 원래 그의 계획은 그 빈 가게의 지하를 뚫어 은행까지 연결하여 은행 금고를 털어 마이애미에서 럭셔리하게 즐기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빈 가게를 두는 것이 의심을 살 것 같아 아내를 겨우 겨우 설득해 쿠키가게를 차리게 합니다. 남편과 그의 금고털이범 친구들은 매일 땅굴을 파고, 아내는 쿠키를 굽지요. 그런데 그렇게 시작한 아내의 쿠키가게가 초 대박이 나서, 미국 전역 프랜차이즈를 하게 되며 사업으로 갑부가 되는 스토리입니다. 

이 부부가 어떻게 되는지는,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아끼겠습니다. :)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예측능력'에 대해 웃픈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요. 저 역시 극 중 레이(우리 앨런)의 예측능력과 비슷한 수준으로 살고 있거든요. ^^
 

몇 년후는 말할 것도 없고 몇 주 후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사실 당장 코앞의 일도 예측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몇 분내로 이야기 나누면 될 듯 한 콜이 1시간, 2시간이 되거나, 30분이면 끝날 줄 알고 시작한 정리가 필이 충만하여 온종일 집안 대청소로 이어진다거나.. 또는 적어도 4시간은 걸리겠다고 비장하게 잡았던 일정이 의외로 30분도 안 걸리기도 하는 등..
 

이토록 간단한 일에도 저의 예측은 여러 요인으로 빗나가기 일쑤입니다. 

예측이 쉽지 않아서 일까요? 우리는 우리 미래에 대해 누군가로부터 이야기 듣고 예측받는 것도 좋아합니다.
점을 보는 행위는 대표적으로 인간의 불안감을 도와주는 비공식적? 인 채널의 역할을 하고 '컨설팅'이라는 비즈니스는 조언받고 예측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심리를 공식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요? :)

그러나 점을 보든, 컨설팅을 받든 간에 실제 현실은 이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예측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도 허다합니다. 그것이 긍정적 방향이면 운이 좋다고 뛸 듯 기뻐하겠지만, 부정적 방향으로 풀리게 되면 더 좌절하고 불안해하기도 하지요. 

예측이 소용이 있든 없든간에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는 끊임없이 미래를 예측하려고 들 것입니다. 불안함과 약한 존재로 살아오며 끊임없이 준비하고 대응해 나가는 존재로 진화하며 쌓아온 생각의 방식일 테니까요. 
 

또한 심리학자들은  "예측 가능한 계획이야 말로 인간을 움직이게 한다"라고도 이야기 하지요.


이왕 예측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면 ㅋ

예측 시행착오자로 나름 터득한 방법을 공유해 드려봅니다. ^^
 

하나, 예측이 맞지 않았다면 집착은 하지 말자. 
예측은 비전과 목표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마치 주사위를 던지는 행위와도 비슷하지요. 분명한 목적과 가치 하에 세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화되지 않는 일들은 헤어진 남자 친구와 So cool하게 헤어지듯... 놓아주는 연습을 합니다. 내 것이 아니었나 보다.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어쩌겠노
 

두 번째는, 예측의 오차범위 자체를 줄이기 위해서 큰 예측보다 작은 예측 위주로 하자 
이 아이디어는 몇 년 전 읽은 제이슨 프라이드의 Rework라는 책에서 참고했습니다. 그는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해 오며 온갖 계획과 예측을 하는데 시간을 많이 쏟아 보았는데, 크게 도움이 안 되더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즉  6개월, 1년 단위의 예측보다 더 짧은 기간의 예측을 통해 큰 것을 예측하는 것에서 생기는 오차를 줄여보라고 합니다. 즉 한 달로 예상했다가 두 달이 걸리는 것보다 한 주로 예상했다가 두 주가 걸리는 게 그나마 낫고, 12주 프로젝트라면 12개의 일주일 프로젝트로 나누어 보고, 30시간짜리 프로젝트를 3시간 프로젝트로 10개로 나누어서 진행해 보라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이왕 하는 예측은 긍정적인 것만 하자
초원의 얼룩말 무리 중 사자의 습격을 받고, 무리 중 한마리가 죽었습니다. 사자가 만찬을 즐길동안 다른 얼룩말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재미있게도 사자 주변에서 풀을 뜯으며 그대로 있답니다. 인간이라면 동료의 죽음에 떨며 저 멀리 멀리 달아 났겠지요. 사자는 방금 식사를 했기 때문에 다시 이들을 습격할 필요가 없을 거라는 것을 얼룩말은 알지요. 습격을 받을 당시에는 전력으로 살아남기위해 뛰었겠지만, 공포가 사라진 상황에서는 두려워 하지는 않습니다.

두려움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정입니다. 일어나지 않을 일도, 두려워하며 현실의 즐거움을 보지 못하게 하는 부정적 심리이지요. 그래서 이왕 하는 예측에서 두려움을 최대한 덜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실이 정말 차갑더라도 미리 떨 필요는 없으니까요.:) 

예측은 맞지 않는다는 불편한 진실을 알지만, 퀴즈를 풀어나갈 때의 짜릿함처럼  나름의 방법으로 적당히 예측을 즐길 수만 있다면..  내일도 기대해 볼만 하지 않을까요?   


Be Wodian 

Grace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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