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ace Choi Sep 13. 2017

'스토리텔링'의 본질, 아이덴티티

워디랩스 가족들은 9월을 맞이하며 심화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워디박스(워크 디자인 박스)의 부제가 '비즈니스 스토리텔링 킷’인데, 저희 과정을 함께 하시는 분들께 ‘스토리텔링’의 핵심을 더욱 쉽게 도와드릴 수 없는지에 고민 차, 저희 연구에 도움을 주시는 이 분야의 대가를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K본부에서 방송작가로 활발히 활동하셨고, 지금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시는 Y작가님을 모시고 9월 내내 일주일에 한 번 수업 + 과제를 병행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을 하다가, 수업을 받으니 얼마나 즐거운 지 몰라요. 그리고 수십 년간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님의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콘텐츠의 깊이와 넓이에 연신 감탄하며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스토리텔링' 수업에서 우리가 지난 몇 주간 함께 탐구한 것은 바로 ‘아이덴티티'에 관한 것입니다. 아이던테티, 우리말로 ‘정체성’인데요. 이 정체성을 찾는 것이 스토리텔링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사실을 근거로 한 이야기의 전달력을 주제로 해야 파급력이 있기에 Fact에 대한 본질적 이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재구성 해 내는 디자인력이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정보적 측면의 사실이 아닌, 본질에 가까운 옥석이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을 찾아내는 과정이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브랜드를 학문적으로 배우면서 아이덴티티, 정체성이라는 단어를 꽤 많이 쓰고 듣고는 있었는데 금번 스토리텔링 공부를 통해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된 느낌입니다. (학교 공부란.. 한계가 있어요ㅡㅡ) 


정체성이라는 단어의 전제는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시공간을 초월해서 변하지 않는 속성이어야 하며 제대로 된 정체성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사건과 사물의 본질을 탐색할 수 '성숙한 관점'이 필수적입니다. 


자.. 저희가 정체성 탐색을 위해 함께 활동한 내용을 몇 가지만 소개해 드릴게요.


지금 펜과 노트(이면지도 좋아요)를 가지고 오셔서 여러분의 속성은 무엇인지 최대한 많이 적어 보시겠어요?


먼저 나 자신에 대해 괄호에 넣을 수 있는 표현을 생각나는 대로 모두 적어 보세요.

   나는  (                                                                                                                                    )이다.


자.. 이제 그 속성 중 변화의 여지가 있거나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것들이 있다면 모두 지워보세요. 


내가 적은 것 중에 변하지 않는 속성은 몇 개의 문장 인가요? 미사여구로 되어 있는 문장이 있다면 그것들도 모두 삭제해야 합니다. 정말 뼈만 발라내는 작업이 필요해요. 어렵긴 하지만,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같이 한번 해 보아요. :) 


위의 작업은 나를 생각하며 해 보시는 것이지만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여러 사건으로도 연습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번에 은 부산에서 발생한 여중생 폭행사건을 사건의 정체성 찾기라는 과제로 들여다보는 활동도 해 보았습니다.


꼭 어떤 주제가 좋은 것도 아니고 정답도 없지만, 이 글을 읽은 워디 독자분들도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건이나 일련의 일들을 떠올려 보시고 그 일의 들은 이야기(사실처럼 보이는) 것과, 그 일의 본질적 정체성 (변하지 않는 요소)를 구별해 내는 연습을 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마도 그 작업을 하다 보면 애매한 것들도 분명 있을 것이고, 답을 찾기 어려운 것도 많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단, 작업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칭찬과 격려를 잊지 말아 주세요. 성숙한 관점으로 정체성을 들여다보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앞으로 나와 세상에 일어나는 일련의 움직임을 그저 주어지는 대로 보지 않겠다는 프레임 체인지가 된 것이니, 반 이상 성공하신 겁니다. :) 


정체성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우리가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들 중 외모(검은 머리, 갈색 눈, 노란 얼굴), 한국인이라는 사회 구성원으로 태어나면서 타고나는 속성적 성질 예컨대 한국인들만이 가지는 기질적 특징 등은 사회 구성원이 같은 문화권 안에서는 (특히 한국과 같은 단일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는) 비교적 공통적 정체성 영역에 해당됩니다. 


단, 같은 한국사회에서 살아갈 때는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오히려 잘 느끼지 못하지만 외국을 나가거나, 해외에서 타 인종과 함께 살아가고 계시다면 이 유전과 문화적으로 길러져서 형성된 나를 구성하는 것이 타인과 얼마나 다른 차이를 보여주는지 금세 깨닫게 되곤 하지요. 


그리고 사람마다 다른 ‘성격’ 이 사실상 개개인을 구별하게 하는 정체성과 크게 연관성이 높은 편인데요. 수많은 연구를 통해 ‘성격’의 타고남은 이미 밝혀진 바가 있지요. 그리고 그 성격이 일정한 사회 환경과 교육의 영향으로 한 사람의 고유특성으로 형성되면 우리는 그것을 ‘개성’이라고 부릅니다. 


간단히 말해서 타인과는 다른 특징, 독특한 성격적 매력이 곧 개성이며, 개성은 한 사람의 언행이나 말투, 사람과 사물 그리고 사건을 대하는 모습 등에서 표출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언행, 말투, 일을 대하는 태도, 상황 안에서의 생각과 행동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교집합을 찾아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물론 누차 이야기드리지만,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그런데 이 어려운 작업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없이는 제대로 된 ‘스토리텔링’으로 넘어갈 수 없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듯합니다. 


우리가 공부한 스토리텔링의 본질은, 단순히 이야기를 잘 지어내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이야기꾼을 길러내는 ‘스킬’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스토리텔링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들리게) 하는, 개인의 정체성을 매력적으로 드러내고 소통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로 활용되어야 하는 것이었어요.


물론, 스토리텔링의 주어가 나 개인이 아니라 더욱 다양하게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조직의 이야기, 제품의 이야기, 사건의 이야기...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핵심은 잃어서는 안 됩니다. 그 이야기의 주어 또는 사건의 진짜 본질적 특성이 무엇이냐? 그 알맹이가 없으면, 가짜 이야기이고 파급력이 떨어지고 또 세상을 어지럽힐 수 있는 스토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워디랩스야 말로 진짜 제대로 된 알맹이로,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시 잡습니다. 앞으로 수개월은 더 스토리텔링 연구를 할 계획입니다. 아이던테티티 발견 이후의 실질적 방법론에 대한 학습과 그것을 어떻게 쉽게 교육으로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프로그램 기획도 함께 할 예정입니다. 저희가 준비되면, 과정이 필요한 분들께 밥상을 잘 차려 초대하겠습니다. 


늘 워디를 응원해 주시는 독자님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아침, 저녁으로 이제는 추워지네요. 건강 유의하시구요! 


Be Wodian 

Grace드림 


매거진의 이전글 최고의 휴식과 워크디자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