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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Sep 13. 2017

워디랩스의 뜨거웠던 여름

여름의 막바지였던 8월 말, 워디랩스 팀은 '제 8회 스마트 경제 경영 포럼'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매경에서 주최하고, 이공계 대학생이 참여하는 3일짜리 프로그램인데, 저희는 마지막 날 코엑스의 한 홀에서 오프닝 3시간을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워디박스가 5월에 만들어 진 이후 다양한 고객사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었지만, 3시간의 짧은 시간동안 100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처음이었습니다. 보통 저희가 제공하는 교육 세션은 짧으면 6시간으로 제공되는데,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시간 뿐이었지요. 시간이 짧다고, 교육의 질과 목표를 줄일수도 없는 일. 대학생들에게 3시간 동안 박스를 열어서 다양한 생각을 경험하고 촉진하게 만든뒤에, 자신의 비즈니스 혹은 직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저희가 가진 이번 교육의 목표였어요.

6-8시간 짜리 교육 프로그램을 돌렸다면 사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있던 자료로, 해보았던 포맷으로 교육을 진행해도 무리가 없었을 터지만 늘 그렇듯, 일은 다양한 얼굴로 우리를 훈련 시키니까요. 여러번의 미팅을 통해, 우리는 질문을 통해 최대한의 리소스를 상상하고 돌려보았습니다.

'교실안에 참여자 수는 두배가 넘게 있지만 진행 시간은 반으로 줄어들때,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저희가 매번 이야기 하는, 직업적 창의력이 꼭 필요한 순간이었습니다.

1. 가지고 있는 리소스를 다시 분석해서, 
2. 어떤 소비자들을 만나고 싶은지 공감하고,
3. 해볼 수 있는 가능성들을 적어보고 타진하는 것들. 

이런 내용을 저희가 교육을 하고 있으니, 이 프로젝트를 풀어보는 열쇠로도 사용해 보기로 했지요.

결론적으로 먼저 말씀 드리자면, 그날 프로그램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

약간 빠른 템포로 돌려야 해서 아쉽기는 했지만 큰 무리없이 3시간을 꽉 차게 진행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알게된 몇개의 '워크 디자인 인사이트'를 이번 뉴스레터에서 공유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세가지의 인사이트로 정리해 보았어요. 
 


1. 일의 본질적 질문을 놓지 않는 것

: 어떻게 하면 6시간 과정을 3시간 만에 돌릴 수 있지? 퍼실리테이터가 2배의 속도로 말을 하면 될까? 아니면 보여주어야 하는 슬라이드를 반으로 줄여서 진행을 하면 될까? 

저희가 처음 생각한 내용도 이러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먼저 생각만 하고, 참여자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지요. 답이 나오지 않아서 다시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워디박스의 즐거운 경험을 그대로 맛볼 수 있을까? 3시간 동안 무엇을 제일 좋아하고 궁금해 할까? 20대의 학생들이 이런 세션에 올때는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올까? 그에 맞추어 우리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참여자 (혹은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다시 고려해보니, 몇개의 답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퍼실리테이터의 유도로 질문의 답을 썼던 포맷을 파격적으로 없애고, 학생들 스스로가 질문을 읽고 써볼 수 있도록 교육 자료를 재 편성했고, 젊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우리 팀들은 연두색 티셔츠를 만들어 입고 학생들을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즐겁고 편안한 스토리 텔링을 경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만 핵심에 두고, 나머지는 다 제거했지요. 





2. 우리가 가진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

이 교육이 있기 2주 전쯤에 워디랩스의 파트너가 되어 저희의 컨텐츠를 이해하고 전달해 줄 '워디랩스 강사 양성 과정'을 진행 했었어요. 그때 강사 양성을 이수하신 분들에게 이 세션에 대한 설명을 드렸고, 시간이 되시고 관심이 있으시다면 같이 조인하셔도 좋겠다고 이야기를 드렸었지요. 그 중에 4분이 기꺼이 조인을 해주시겠다고 하셔서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하게 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내부 강사 한두명으로 진행되던 강의가 파트너들과 함께 진행되니, 역동성과 힘이 배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만약에 강사양성 과정이라는 '신의 한수'가 없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했을까 고민을 해보니, 분명 다른 리소스를 구하는 방법을 생각했을 것 같아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때, 기존의 방법을 고수하는 것 보다는 리스크를 무릎쓰고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는게 더 맞다는 결론을 여러번 내릴 수 있었거든요. 우리가 가진 리소스를 병풍처럼 펼쳐보면, 의외로 손에 가진게 많다는 것을 깨달을때도 많았구요.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보지 못하는 것- 리소스를 바라보는 워디랩스의 프레임입니다. 





3. 참여자 (학생들)의 잠재력을 믿는 것. 

교육자로 컨텐츠를 개발하고, 과정을 진행해 보면 스스로 자가당착하는 질문과 상황을 자주 맞닥드리게 됩니다. 슬라이드 혹은 설명 부족으로 참여자 (학생)들이 잘 이해를 못하면 어떻하지, 이 정도로 말해주면 잘 따라올까? 이런 질문은 사실 정답이 없기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에 따라서 늘 많이 준비합니다. 그렇게 많이 준비하면 뭔가 든든하고, 적어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준비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안해 질때가 있거든요. 이런 꼼꼼한 준비력이 늘 나쁜 것은 아니지만, 참여자들의 잠재력을 믿지 않고, 교육 진행자가 뭐든 다 해주어야 한다는 오류에도 쉽게 빠질 수 있는 단점도 있답니다. 저희처럼 특히나 성인 교육을 주로 하는 기관에서는 더더욱 이런 부분에 대한 생각에 대한 논쟁이 늘 있구요.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니, 어떤 슬라이드와 설명이 가장 촌철살인 같은 예시일까, 핵심 활동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런 설명을 듣고 우리 참여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에 대한 생각을 할때 다시한번 꼭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참여자들의 잠재력'을 믿어주는 것이라고 이번에도 배웠습니다. 그들의 (지적) 소화 능력을 믿어 주는 것, 이미 창의적인 사람들이라고 대해 주는 것, 이 모든 경험에 대한 음미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디자인 하면 정말 그런 참여자가 되어 주는 (?) 신기한 경험을 하는 것이지요. 

3시간의 이번 교육 프로그램 진행이 쉽지는 않았지만, 총 10명 가까이 되는 늘어난 우리 팀들과 같이 해본 즐겁고 의미있는 경험 이었습니다.
이 세시간의 과정을 조금 더 다듬어 보면 앞으로 대학생 그룹을 더 자주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고요. 그리고 역시나(!) 머리아프고 고민스런 도전 과제는 결국 우리를 한뼘 자라게 하는 좋은 선생님이라는 것을 다시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을의 시작, 9월- 여러분이 만나는 과제 앞에서 어떤 세가지 질문을 던지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좋은 질문으로 멋지게 해결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저희에게도 나누어 주시는 것은 어떠세요? :) 





Be wodian,


Jas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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