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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Dec 13. 2017

2017 감사함을 헤아려보세요.

by Wodian Grace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가고, 매서운 추위에 몸이 저절로 웅크려지는 12월입니다.


오늘은 부끄럽지만, 제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며칠 전 동생의 아이를 봐주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가신 친정어머니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머니 목소리가 너무 안 좋아 왜 그러는지 묻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생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 내 딸이지만, 왜 저렇게 인생을 사는지 이해가 안 된다.” 며 푸념을 하시더군요. 


이유인 즉, 가진 것도 풍족하고 직장도 안정되고 뭐하나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어 보이는 제 동생이 전혀 행복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늘 인상을 쓰고, 짜증을 부리고 남편과도 자주 싸운다며 동생을 걱정하시는 거예요. 원래 차가운 성격도 있었지만, 해가 갈수록 심해진다는 거예요. 


저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왜 그럴까? 무슨 문제가 있을까? 


제 동생은 학교 선생님이고, 부산에서 아주 뷰가 좋은 멋진 아파트에 살고 있거든요. 동생의 남편이자 제부도 다정하고 참 착합니다. 정말 외부에서 보기에는 전혀 부족한 부분이 전혀 없는데, 제 동생은 잘 웃지 않습니다. 


저와 제 동생은 20살 이후로 많은 시간 떨어져서 살다 보니, 사실 가깝게 지내는 친구보다 더 연락을 하지 않는 터라 그녀의 구석구석을 알지 못합니다. 


어머니는 그녀가 너무 쉽게 가져서 그리고 안정된 삶을 일찍 경험해서 고생을 덜 해봐서 그렇다며 혀를 차십니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세상 모두가 고생해 봐야 행복을 아는 건 아니니 저는 완전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또 고생을 권하는 건 이상하지요.. 


제가 동생의 행복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지난 한 주 곰곰이 고민해 보았습니다. 피붙이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도와주는데 나와 가장 가까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어떻게 좀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사명감에 휩싸였습니다.


그리고 동생을 위한 나름의 프로젝트를 설계했는데, 학교 선생님이니 그녀의 겨울방학의 시작과 동시에 우리 집으로 초대해서 일주일을 합숙? 시키며 시도해 볼 예정입니다. 


제가 준비한 것은 바로 ’ 감사 프로젝트'입니다.


수년 전 제가 처음 긍정심리학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자연스럽게 ‘감사와 행복감’에 대한 연구자료를 접했고, 그동안의 검증된 연구와 제가 코칭과 교육활동을 통해 실제로 시도해 본 긍정심리 인터벤션(개입 활동) 중에 가장 강력한 효과가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기 활동의 가장 큰 수혜자는 ‘저 자신’이었는데, 실제로 저는 하루를 보내며 또 한 주를 보내며 고마운 사람 + 일 + 경험에 대해 의도적으로 떠올리곤 하는데 이는 힘들거나 우울할 때 바닥으로 내려가는 속도를 저지해 주기도 하고, 기쁠 때는 훨씬 증폭시켜주기도 하는 저만의 묘약과도 같았습니다. 


Thank라는 감사의 어원이 Think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즉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성숙된 관점에서부터 비롯됩니다. 그런데 성숙된 관점은 자주 감사함을 느껴야 역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아주 작은 것을 감사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키우고, 또 그것이 선순환이 될 수 있겠지요. 


저는 제 동생에게 그녀가 경험하는 세상이 감사함이라는 렌즈를 투여해 조금 색달라 보이게끔 도와주고 싶습니다. 늘 재미없고 무미건조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고 일상을 음미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데.. 변화가 있을까요? ^^ 


참.. 감사 프로젝트를 위해 제가 동생에게 매일 아래 질문카드를 준비해서 생각거리를 줄 예정인데요. 워디 레터 독자분들께 먼저 공개할게요.


1. 오늘 하루,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당연하지 않았던 일은 무엇이 있었나?

2.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내 몸을 들여다 보고, 고마움이 느껴지는 신체 부위가 있는가? 

3. 어렵거나 힘들 때 나에게 손 내밀어 줄 사람은?

4. 가족들의 얼굴을 한 명 한 명 떠올리며, 그들에 나에게 준 사랑은?

5.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고마움을 느껴본다면? 

6. 올 한 해를 돌아보며 가장 감사한 것 3가지? 


매일 1개의 질문에 답을 해 보는 거예요. 그리고 7일 중 하루는 쉬셔도 좋습니다! :)



P. S  감사한 일 소개합니다! 워크 디자인에 대한 배경과 아이디어를 정리한 글이 인사 전문잡지인 HR인사이트 12월호에 소개되었습니다. 내년 1,2월호에도 워크 디자인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저희를 소개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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