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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May 03. 2018

워디랩스 2.0

By Wodian Grace  

안녕하세요? 어느덧 오월입니다. 제가 태어난 달이라 그런지, 저는 일 년 중 오월을 깊이 사랑합니다. 

특히 이 시기의 나무색을 보면, 막 꽃이 떨어지고 난 잎이라 그런지 청년과 같은 싱싱함이 가득한 연두색입니다.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오월이 되면서, 저희는 논현동으로 사무실을 옮겼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저희집과 신촌을 거점으로 노마드로 일하다, 따뜻한 파트너사인 컬쳐트리의 새로운 둥지인 논현동 사무실을 함께 쓰게 되었습니다. 새건물이라 깨끗하고, 전망도 멋지고 교육장이 있는 훌륭한 공간입니다. 


이렇게 이사도 하고나니 회사를 키워나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이 참 많아집니다.  


이제 워디랩스도 3년 차.. 스스로를 고용하는 업을 삼는다는 것은, 짧은 시간에 여러 가르침을 주는 비싼 수업료를 내는 '인생 공부’랍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 이상으로 제게 혹독하고 복잡 미묘한 마음을 쓰이게 하는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오늘은 지난 수년간의 저희가 걸어왔던 길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 하나씩 최선을 다해 만들어 간 일, 그리고 꿈..  일의 기쁨과 슬픔 속에서 크게 얻은 교훈은 무엇인지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배운 값비싸지만, 특별할 것 없는? 수업내용 중 일부를 나누고 싶습니다. 


1. 지름길에는 대가가 있는 법


일을 하다 보면, 지름길이 있으면 그 길로 당연히 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지름길에는 늘 대가가 있는 법이지요. 질러가는 사람들은, 때로는 우리는 한심하게 바라보기도 합니다. 왜 이리 느리냐고, 기회가 있고 도와준다고 하는데 무엇을 망설이냐고 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결코 결코 결코 없습니다.  


질러가는 것에 대한 ‘대가’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하고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만일 치러야 하는 대가를 잘못 ‘판단'하거나 안일하게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시간이 지나서 그 대가를 지불하기도 합니다. 그때는 훨씬 많이,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것 까지 내야 할지 모릅니다. 대가가 싫어서 지름길을 탐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 가야 하는 ‘정도'에서 얻는 것이 상당합니다. 시간이라는 가치로 ‘정도'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의 가치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나 우리와 같은 교육을 하는 사람들은요. ^^ 


2. 절대로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 것  

우리는 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친구나 다른 관계들 보다 더 냉정하고 딱딱하게 관계를 맺고, 끊는 실수를 범하기도 합니다. 갑/을의 관계로 때로는 계약상의 관계 안에서 사람에 대한 기본 예의와 따뜻함을 잃곤 합니다.  

그리고 일은 일이니 어쩔 수 없다고 당연시 여깁니다. 아무리 일이라고 해도,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연결되고 또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더라고요. 웬만하면 적을 만들지 않고, 특히 누군가를 ‘분노' 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면, 그 상처는 곱절로 다시 받게 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와 다툼의 여지가 있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공감해보고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헤아려 보는 연습을 해 봅니다. 그러나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저를 분노하게 만드는 경우입니다. 속상해서 못땐말을 퍼붓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내 마음이 다치면, 상대를 다치게 하고 싶은 것도 나약한 인간의 속성인 법이지요. 


그러나..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내 마음이 다쳤다고, 타인을 절대로 아프게는 하지 말자” 


3. 끊임없이 ‘회복'해야 할 것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은 만물의 이치입니다. 날씨가 좋았다 나빴다, 주식이 올랐다 내렸다,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세상 모든 일은 정/반이 있습니다. 일도 마찬가지..  수많은 반복을 합니다. 떨어졌을 때 버텨야 하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버텨야 하는 순간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아주 다양하게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버팀의 정도에 따라 다시 올라가는 높이에 영향을 주곤 합니다.  


힘든 순간을 버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나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잘 쉬고, 더 많이 이야기 나누고, 더 잘 먹고, 가족의 행복에도 시간을 쏟을 예정입니다.  


4. 과거를 평가절상하지 말고, 미래를 평가절하 말 것

몇 년 전  긍정심리 학술세미나에서 몰입연구의 대가이자 긍정심리학계의 리더인 여든이 넘은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는, 전 세계 모든 긍정심리학자들과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Do not overestimate what we did.  But do not underestimate what will do in the future”  

그동안 긍정심리학이 한 일에 우쭐해하지는 말되,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하는 일들에 더 큰 가치를 가지자는 메시지였습니다. 그가 나지막한 어조로 이야기한 이 장면과 문장이, 워디랩스를 꾸려하며 자주 떠오르곤 합니다. 


하나하나 프로젝트를 끝내다보면,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했을 때 우리는 우리가 해 낸 일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고 때로는 그 일들을 ‘평가절상'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간혹 그 도를 넘게되면 나르시즘에 빠지게 되고 오만해집니다. 자부심은 필요하지만, 우쭐해하는 순간 자기만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대신 미래의 해야 할 일들에 대해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상상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미리 뿌듯해도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과거의 경험에서 더 나아가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시도하고 미래를 위해 깨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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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4가지 수업은 회사를 꾸려가는 것 외에도, 제 삶의 전반에도 영향을 주는 귀한 지침이 되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이런 생각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워디랩스를 만들어가면서 본의아니게 생겼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우리가 처음부터 유명해졌거나, 아주 돈을 많이 벌었거나 소위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성공의 잣대에 빨리 도달했다면, 얻기 힘든 교훈일지 모릅니다. ^^ 


감사하게도 지난 3년간의 도전으로 길에서 호떡을 파시는 아주머니에게도 존경심을 느끼게 되었고, 작던 크던 도전하는 모든 리더들을 이해하는 폭이 훨씬 커졌답니다. 이제는 배운것들을 충실히 활용하고, 같은 고민을 할 워크디자이너에게 더욱 진심과 성의를 담아 컨텐츠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사람이 두돌이 지나면 아주 잘 걷고, 뛰고 친구를 사귀기도 합니다. 기었던 '워디'가 이제 잘 걷고 있으니 건강하게 뛰고 친구들과도 잘 지낼 수 있도록 바르게 키우겠습니다. 


P.S 한주에 한번 워디레터를 전달드리면, 참 많은 분들이 따뜻한 답장을 주시곤 합니다. 저희가 힘들 때 버틸 수 있는 힘이 그 '답장'과 '따뜻한 관심'에 있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닙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제 논현동 사무실에 둥지를 틀었으니, 오다 가다 저희가 보고 싶으시면 커피 하잔하러 와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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