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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Jul 07. 2018

워크 디자인 from 치앙마이

안녕하세요? 워디랩스 그레이스입니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로 조금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제 머릿속의 치앙마이의 이미지는 논과 밭이 많은 시골스럽고, 조용한 동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경험한 그곳은 트렌디하고 세련되어서 ‘와우’가 연발 나오는 핫플레이스 천국이었답니다.  

싱그러운 풀, 맛있는 커피와 음식, 저렴한 물가, 선데이 마켓의 복작거림.. 아마도 다시 찾게 되는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제 각각 이겠지만, 이번 여행에서 저는 앞만 보고 뛰어오던 일상을 재 점검하고 낯선 환경에서 나를 낯설게 바라보며 점검하는 목적이 가장 컸습니다. 안타깝게도 가족과 함께 했던 여행이었고, 가족들의 진한 방해로? 사색과 혼자만의 시간으로 채우는 여행의 여유는 온전히 충족시킬 수는 없었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2가지를 실천해 보아야겠다고 품은 것이 있었고 지난 일주일간 작은 시도를 해 보았답니다. 

아주 낯선 무엇인가를 일상에서 시도해보기!  

살면서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무엇인가를 해보자고 마음먹어 보았습니다. 늘 하던 대로, 했던 것을 하다 보면 제가 쓰는 근육만 쓰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줄곳 교육과 연관된 일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 보이지 않는 것도 무척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도해 보는 저의 작은 실험 중 하나는, 눈에 보이는 무엇 인가를 ‘팔아보는 것’입니다. 교육은 무형의 서비스이므로 접근하는 방식이 무척 다르고, 그러다 보니 모호하고 어렵고 형이상학적이라는 피드백을 간혹 받곤 했는데 눈에 보이는 것을 팔아보는 경험을 한다면 훨씬 직관적이고, 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관심 있고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올 연말 안에 ‘100개 팔아보기’ 계획을 세워보았는데, 제가 어떤 새로운 고생을? 경험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익숙한 친구의 안부 묻기!  

살다 보면, 어린 시절 아주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과 연락도 뜸해지고 각자의 삶을 바쁘게 살아가곤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어린 시절 친구들이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제가 너무나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편하고 친해서 알아서 잘 있겠지.. 하며 귀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지내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옛 친구 퇴근길에 통화 하기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수요일에 연락이 닿은 저의 20년 지기 친구 S는 인사동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데, 4년 전 개업식을 찾아 인사한 후 그 친구를 그저 잊고 살았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그 사이 인사동을 한 번도 지나는 여유도 없었습니다. 며칠 전 통화해 보니, 아직도 그 자리에서 혼자 묵묵히 가게를 운영하며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설마 아직도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친구는 직장생활을 할 때 6개월 이상 근무한 곳이 없었거든요 ^^  그녀는 4년간 하루도 쉬지 않았고, 고독했지만 자리는 잡았다며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S 의 근황을 듣고 왜 그동안 이 친구를 두고, 멀리서 워크 디자인 사례를 찾았나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대학 때 친하게 지낸 선배 Y와도 통화가 닿았습니다. 대구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는 원래부터 유쾌하고 불도저 스타일이었던 그는 늘 훈계 스타일로 이야기해서 이 오빠가 말이 길어진다 싶으면 피해 다니기도 했었는데.. 그는 여전했습니다. 대기업을 나와 무역회사를 운영하며 그가 지난 십수 년 동안 외국에서 고생한 무용담을 들으며 그의 ‘일’ 인생 영화를 한편 본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이들과의 통화는 반가움을 넘어, 과거를 아는 가까웠던 사람들의 다양한 ‘일’ 인생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는 귀한 인터뷰가 되었습니다. 


저는 여행을 무척 좋아합니다. 유일하게 제 삶에서 사치를 부리는 소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 후, 멀리 여행을  떠나야만 새로운 것을 보고 관점이 넓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일상에서의 여행에서의 낯선 경험을 디자인할 수 있다면 잦은 여행으로 시차와 여독, 카드값으로 고생하는 후유증은 덜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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