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ace Choi Jun 18. 2020

성취의 기술 #3.
사랑2.0-긍정울림의 위력

By Wodian Grace Choi 

요즘은 매일 적어도 두시간씩은 걷고 있습니다. 가까운 산도 가고, 탄천을 쭉 따라 시를 넘어서까지 걷다가 올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걷기는 2020년 들어 처음 시도해 보는 활동입니다. 다른 운동을 시도해 본 적은 많지만, 정말 즐겁고 좋아서 했다기보다 운동해야 하니까.. 건강을 챙겨야 하니까… 살을 빼야 하니까… 라는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이었거든요. 그런데 걷는 것이 참 좋아서 걷는 시간이 기다려지는 경험은 처음이네요.


오늘도 ‘길’을 걷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왜 처음엔 참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는 일이 때로는 좋아지게 되고, 또 매일 기꺼이 하게 되는 걸까? “



그리고 작은 추억이 한 조각 떠올랐습니다.


어느덧 이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네요. ‘장구’를 배워본 적이 있습니다. 어찌나 소질이 없었는지, 처음 한 달간은 연습이 지옥과 같고 내가 내는 소리는 정말 듣기 싫은 소음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그 역시도, 연습하고 또 시도하고 매일 매일 시도해 보았더니 연주라는 것이 되더군요. 물론 그 과정에서 채를 든 손가락은 늘 붕대를 칭칭 감고 있긴 했었지요. 처음 배운 후 8개월 후에는 작은 무대이긴 했지만, 꽤 괜찮은 무대를 만들었고 박수갈채를 받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제가 왜 소질도 없는 장구를 그토록 열심히 연습했을까요? 장구를 가르치시는 사부가(선생님) 너무너무 좋았기 때문이었어요. 꽃미남에 선이 고운 선생님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시범이라도 보이면, 그 진지함과 아름다움이 공간을 감싸며 내뿜는 아우라가..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니 설레네요. 어찌했든 저는 사부의 칭찬을 듣고 싶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장구를 배우려는 맹연습으로 향했고 하다 보니 소리의 아름다움에 빠지게 되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배워본  추억이 있습니다.


수년 전 바바라 프레드릭슨(긍정심리학의 대모라고 추종받는)은 한 세미나에서 무엇이 인간을 정말 성취하게 하는가? 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녀의 연구내용은 새로운 충격이었는데, 결론은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활용하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그 사랑은 남녀 간에 떠올리는 일반적인 사랑이 아니라, Love 2.0으로 재정의된 사랑이었습니다.

Love 2.0의 핵심은 ‘긍정 울림’ 입니다. 긍정적인 울림이란 아마도 제가 산길을 여느 때처럼 걷다가 어떤 순간에 햇빛이 쫙 나에게 비추며 새소리가 예쁘게 들리며, 그 순간 상쾌한 향기가 싹 느껴졌을 때 나도 모르게 ‘아 정말 정말 좋구나’하는 마음에 가슴이 울렁일 정도로 좋은 순간을 뜻합니다. 긍정 울림이란 20년 전 장구 사보가 장구 시범을 보일 때, 사부의 옷자락과 몰입 표정 그리고 그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경쾌한 장구 소리가 모두 어울려 소위 ‘뿅’ 가는 순간을 의미합니다.


이런 긍정 울림의 경험을 하고 난 일은, 이제부터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하게 되는 일이 된다는 것이지요. 바바라 프레드릭슨은 이 원리를 기반으로 억지로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의지가 아니라, 어떻게 그 일의 과정을 사랑하게 만들 것인가? 을 설계해야만 다이어트든 공부든 일이든 뭐든 오랜 시간 동안 그것을 유지할 수 있고 성공확률이 높다는 연구를 했었지요.


이 ‘긍정 울림’은 충분히 의도적으로도 설계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하기 싫은 일이지만, 강력한 의지가 필요한 일을 해야 할 때 자신이 그 일을 하는 환경이 어떠한지 재조성해 보는 것입니다. 공간, 시간, 음악, 향 등 평소와 다른 설정으로 최대한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최대한 의도적으로 오감을 열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기다려보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일상적인 순간에, 긍정 울림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자, 우리 무엇인가를 성취하고 싶다면 반드시 이루고 싶다면..

어떻게 그것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요?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고,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한번 작정하고 계획해 볼까요?


일단 한번 Love 2.0 - 긍정 울림을 경험하고 나면 그다음은 마음이 알아서 나를 이끌 거에요. :) 

매거진의 이전글 성취의 기술 #2.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