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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Aug 14. 2020

협업의 기쁨과 슬픔



어느덧 8월 중순이네요. 온 세상에 한 달 넘게 퍼붓듯 비가 내리고 있네요. 우리 집 바로 옆에는 낮은 야산이 있는데, 지난주는 내내 혹시나 산이 무너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간밤에 내리는 빗소리에 몇 번을 잠을 설쳤는지 모르겠네요. 


다들 안전&건강하신지요? 

이번 달 라이프스킬 주제는 ‘협업’입니다.  협업과 관련해서 강의도 하고, 전문 기고를 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말 어려운 주제입니다. 그래서 레터를 쓰기 위해 여러 번 긁적였지만, 글이 잘 쓰여지지 않아 이번 레터 배달이 좀 늦었지요. ㅋ 


저는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 협업의 가치를 즐기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서로의 아이디어가 교류되고, 이야기가 진전될 때는 기쁜 희열감을 느끼며 그래! 이 맛에 일을 하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뭔가 새로 시작하는 일엔 가능하면 함께 하면 좋은 사람들을 먼저 떠올리며, 아이디어를 구하고 같이 시작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기쁨도 크지만, 협업의 어려움도 만만치 않습니다. 서로의 생각에 교차점을 찾지 못하거나, 감정적으로 서운함이 느껴지거나, 혼자 하면 속도감 있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서로의 눈치를 보며 진척되지 못할 때… 분명히 같이 일하는데 외로움이 오히려 배가 되는 적도 있지요. 


게다가 코로나상황이 지속되면서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이 아닌, 온라인에서의 소통은 때로는 소통자체에 대한 압박과,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져 사람간의 교류를 통해 불꽃이 튀는 협업의 기쁨? 빈도를 낮추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직접 만나지 않아도 일이 가능하도록, 소통하지 않아도 가능하도록 의도적으로 협업해야 하는 ‘건수’를  자체를 줄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혼자 뭔가를 해내다 보니 그것의 편리함에도 익숙해 지곤 했습니다. 예전에는 열띠게 토의하고, 이야기 나누며 인사이트를 발견해 보겠다고 브레인스토밍? 했던 주제가 이상하게도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일이 된다! 는 생각으로 좁혀지며 더 라이트하고 덜 소통하고 덜 협업하는 방법이 뭘까? 에 대해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찾고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변명같지만 저만 그랬던 것은 아니었더라구요. 최근 리모트워크를 주제로 과정개발을 위해  많은 분들을 인터뷰하고 있는데, 예전같이 않은 협업의 강도에 심리적 불편함과 동시에 묘한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혼자 많은 것들을 해내니까 어땠느냐고요? 가장 좋은 점은 특별히 눈치 볼 사람 없이, 가능하면 마음껏 이것저것 시도해 볼 수 있었습니다. 잘 계획된 일은 빠른 속도로 마무리 할 수 있고, 어떤 일의 결과의 책임도 내가 지지만 ‘성공적’이었을 때는 오롯이 그 성취감도 배가되곤 하지요. 무엇보다도, 소통의 빈도수를 줄이니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지는 점들은 있었지요. 


그런데…  혼자 해내는 일의 가장 취약점은 지속성이었습니다. 일에 있어서 부딪히게 되는 난관에 나도 모르는 사이 슬쩍 포기해 버리곤 했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내가 시도조차 했다는 것을 그 누구도 알지 못 하는 일의 성격일 때는 포기할 때도 아무런 죄책감? 이 들지 않았습니다. 시도했지만, 안되네! 이렇게 가볍게 위안해 버리고 마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협업을 고려하지 않고 시작하는 일들에서는, 처음부터 목표의 범위를 축소하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예전에는 A가 있으니까, 그 다음 단계의 네트워크는 연결해 줄 거야. B가 있으니까, 좀 더 진행해도 수습해 줄 거야? 라는 묘한 믿음이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여기까지만! 되는 것들이 많았던 것이었지요.


함께 했을 때는 서로에 대한 기대감과 이래저래 서로의 약속을 지켜가기 위해 어찌 되든 끌고 가던 많은 일이 결국은 실패든 성공이든 결과로 이어지게 하는 연료의 역할을 했다면, 혼자서는 그 땔감이 모자랐다고 해야 할까요.


협업에는 기쁨과 슬픔이 공존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세상이 혼자 조용히 일해도 되는 환경과 기술에 부족함이 없더라도 우리가 인간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인간’은 함께해야 시너지가 생기도, 변화하고 또 진화하니까요. 혼자도 잘하지만, 함께는 더 잘할 수 있으니까…  

남은 8월에는 제가 이번달 내내 과정개발로 고민중인 주제인 영리하게 협업하는 방법, 그리고 리모트 상황에서의 현실적 콜라보의 방법에 대해 짧고 굵게 나누어 보겠습니다. :ㅋ )  (8월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ㅜㅜ 왜 이리 세월이 빠른지...) 
 



Be Wodian
Grace Choi 드림


* 그레이스의 일로와 시즌2가 지난주부터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4년간 연구한 워디랩스의 '워크디자인'을 코칭으로 풀어내어 보는 시간입니다. 드디어 9월에 출간될 '워크디자인' 책의 내용과 함께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시간이 날 때마다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주변에 필요한 분들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도울 되실 거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hPEiRfG3p_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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