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말조심 2 [인간관계]
세상은 좁기에 말은 항상 조심해서!
여름방학 때 댄스학원을 다니려고 결심했다. 시내를 한참 헤매다가 학원 한 군데를 겨우 발견해서 들어갔는데, 그 학원에선 수업 1시간 동안 거의 스트레칭만 하고 있었고 선생님이 상담해 주실 기미도 안 보여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오해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다니고 싶은 학원상은 아니어서 허탈감을 느끼며 실망했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엄마한테 투덜거리며 그 학원에 대한 온갖 불만을 토로했다. 엄마는 엄마 친구에게 내가 한 말을 전했다. 엄마 친구분은 운 좋게도 지인 중에 댄스학원 선생님이 있다면서 그런 이상한 곳은 가지 말고 따라오라고 하셨다. 나는 엄마 친구분을 따라가면서 내가 갔던 댄스학원에 대한 불평을 쏟아냈다. 그러다가 지인분 댄스학원에 도착했다.
도착한 곳은, 내가 불평불만 쏟아냈던 댄스학원이었다.
엄마 친구분이 여기 학원은 그런 곳이 아니라고 하셨다.
솔직하게 말해야 될 것 같아서 아까 내가 온 곳이 이 학원이라고 했다.
갑분싸.
서로가 불편하고 뻘쭘하게 된 상황.
내가 별로라고 한 댄스학원이 엄마 친구 지인분 학원이었고, 나는 엄마 친구 지인분의 학원을 엄마 친구 앞에서 별로라고 한 것이었다.
쥐구멍이라도 있었다면 당장 들어가서 숨어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때 세상이 참 좁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좁은 세상에서 말이라도 한번 실수했다간 큰 코 다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러기에 말도 항상 조심해야겠다. 이런 뻘쭘한 분위기가 나오지 않도록.
이 분위기 어쩔 거야..
그 뒤로 엄마 친구분 앞에서 댄스 얘기는 절대 안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