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시간을 쏟아붓고서 내린 결론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시간도 그렇게 많이 쓰지 않았다. 주말 동안 한 6시간 했나? 분명히 시간을 더 들이면 결과물이 잘 나올 것이라는 건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어제 그렇게 혹평했던 디테일이야 적당 수준에서 맞추면 또 그만 아니던가.
자, 이쯤에서 다시금 되짚어보자. 지금무엇이가장중요한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온전히 돌아가는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일이다. 내가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하면? 좋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내가 직접 해보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경험을 느끼고 있다. 생산자의 시각, 행동은 언제나 소비자와 다르다. 눈을 더 굴려야 하고, 몸을 더 움직여야 한다. 그러한 경험을 이번 사이트 제작으로 오롯이 경험하는 중이다. 언제 내가 웹사이트를 설계해보겠나.
그런데 위에서도 정의했듯,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내가 웹사이트를 어떻게 제작할지 공부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가 운영하고 계시는 회사 홈페이지의 리뉴얼이 핵심이다. 이로부터고객에게우리브랜드를확실하게소구하는시작점을마련해야한다. 그렇다. 이게제안의핵심이다. 단순한 사이드 프로젝트라기에는, 아버지의 사업이 걸려있는 중요한 문제다.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많지 않다. 그래서 개발자와협업하기로최종결정을내렸다.
응 그래서야. 빠르게 해야 하니까.
주말 동안 해보고서야 알았다. 빠른 시간 내에 얼추 그럴 듯해 보이는 사이트를 만들기에는 DIY 웹사이트 서비스만한 게 없다. 디테일에 많이 신경쓸 필요 없이, 레이아웃만 스토리보드를 짜면서 그려보고 그와 가장 비슷한 템플릿을 고르면 되니까. 사실, 이미지가 훨씬 중요하다. 굳이 개발자와 협업하는 데 시간 들이기보다 이미지 제작에 돈을 쓰는 게 훨씬 낫다. 그러고서 나머지는 DIY 서비스를 이용해도 괜찮다.
그런데 속도가 나질 않는다. 마침, 운 좋게도 저번주에 음향기기 유통업에 종사하시는 지인 분과 커피를 마실 일이 있었다. 웹사이트를 제작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니, 자신 역시 사이트를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드셨다며 얼추 3개월이 걸렸다고 하셨다. 심지어 몇몇 항목은 미완성이기까지 하다고. 깜짝 놀랐다. 본업으로 종사하고 계시면서 그의 연장선으로 하는데도 3개월이면, 진짜 안되겠다 싶었다. 심지어 내 본업은 아직은 연구가 아니던가. 생각보다 본업에 들여야 할 시간이 여기에 많이 빼앗기고 있음을 느꼈다. 이왕 부업으로 진행할 거라면, 내가 잘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검색 최적화, 데이터 기반 퍼포먼스 마케팅 쪽에 매진해도 모자를 판이다. 그런데 지금은 확실히 리소스 낭비다.
제대로 하려면 시간을 길게 들여야 하고, 그걸 줄이려면 돈으로 레버리지해야 한다. 내가 제대로 신경써야 할 부분은 브랜딩과 마케팅이지 사이트 제작이 아니다. 사이트내에서소구점을제대로찾고콘텐츠를만드는데내능력을발휘하자. 나머지는 시간을 구매한다.
그래도 또 배운 거라면, 모든 걸 직접 해보고서야 깨달았다는 점이다. 이 역시 생산자를 자처하지 않았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테니까. 오늘도 귀중한 배움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