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양성소, 한달
카이스트 안에서 창업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디 좋은 곳 없나, 늘 찾아 다녔다. 창업부전공 프로그램도 참가해보고 창업가들과의 만찬에도 참석했지만 그 순간 뿐이었다. 머릿속에 그리던, 느슨한 유대로 이뤄진 지속적인 모임은 없었다. 함께 공부하고 성장하는 모임. 재밌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대번에 실행해 결과물을 만드는 팀.
왜 만들 생각은 못할까? 그게 우리의 디폴트라서 그렇다. 만드는 건 늘 귀찮고 어렵고 힘들게 느껴진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곳에 가는 건 얼마나 쉬운가? 그렇게 팔로워를 자처했다. 지난 날의 모습이었다.
이제는 아니다. 한달 동안 수입원을 창출하는 과정을 기록하는 한달머니,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실행력이 말도 안되게 상승했다. 일이 잘 안 풀려 밤새 머리를 쥐어뜯기가 일상 다반사다. 오늘은 또 어떻게 이걸 진척시켜야 하나 한숨이 가득하다. 그러다가도 실마리 하나 발견하면 미친 듯이 에너지가 솟아오른다. 방향을 이리 틀고 저리 틀지만 그래도 어찌저찌 앞으로 나아간다.
순조롭게 항해하던 웹사이트는 잠시 멈췄지만, 그 사이에 생각만 하고 있던 일을 또 하나 저질렀다. 학교 안에서의 창업 모임을 만들었다. 꼭 창업이 아니더라도, 함께 성장하고 힘이 되는 클러스터. 한달은 이런 곳이다. 나를 움직이게 하고, 스스로 배우게 만든다.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타짜양성소, 한달. 끊임없이 시도하게 만드는 이곳에서 우리는 손과 발이 눈보다 빨라진다.
눈치 볼 겨를이 없다. 이젠 움직이기도 바빠졌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