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만에 리브랜딩부터 웹사이트 리뉴얼까지

지난 한달을 복기해본다

by woony


한달머니를 복기하며


기: 시작은 호기롭게



1일차

다짐. 중소기업 사장 아들은 아버지 사업을 돕기로 결심한다. 퍼터 클럽을 생산하는 사업에서 취약점은 제대로 된 웹사이트가 없다는 것. 웹사이트를 리뉴얼해 브랜딩부터 다시금 정립하기로 결심했다.

2일차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로 힘을 얻었지만, 곧바로 현실을 직시해야 했다. 사업은 장난이 아니었고, 나는 아버지 사업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알고 있었다. 골프를 하지 않는데 퍼터 브랜드를 디자인한다? 어림없는 소리. 골프를 배워야 했다. 하지만 한달머니에서 다짐한 건 사이트 리뉴얼이 아니던가. 당장은 레버리지하기로 했다.


승: 계획은 철저하게


3일차

지도도 보지 않고 목적지를 간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리뉴얼이라는 목표가 생겼으면 거기까지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리서치는 내 장점이었기에 빠르게 전략을 수립했다.

기존 사이트의 문제-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디자인과 판매자의 언어로 일방적인 소통을 하고 있는 점을 발견했고, 이를 타개할 전략을 수립했다. 크게 두 가지. 고객이 누군가? 웹사이트 리뉴얼로 얻을 목표는 무엇인가?

4일차

돌다리는 다른 놈이 이미 건넜나부터 봐야한다. 요새 누가 돌다리 두드려보나. 전략을 수립했으면, 경쟁사 사이트를 분석해야 한다. 내가 수립한 전략과 비교해가며 각 브랜드마다 어떤 포인트를 소구하고 있는지를 분석해봤다. 대중적인 브랜드는 제품과 기술력을 내세웠고, 마니아층이 뚜렷한 브랜드는 장인정신을 내세웠다.

우리 브랜드는? 후자에 가까웠다.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디테일하게 수정했다.

5일차

생산자의 시각은 소비자의 그것과 거꾸로 간다. 사이트 방문자는 랜딩페이지부터 본다. 하지만 사이트를 제작하는 사람은 다르다. 랜딩페이지는 가장 마지막에 제작하게 된다. 그럼 무엇을 처음 제작하는가? 사이트맵이다. 웹사이트의 뿌리를 설계하기 위함이 사이트맵의 첫번째 기능이며, 이외에도 검색 최적화를 위한 기능 역시 사이트맵이 지니는 기능이다.

6일차

실력은 실천과 이해의 곱으로 이뤄진다. 암만 이해가 높아도 실천이 없으면 실력이 오르지 않는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서당개 짬이 있지, 어렸을 때부터 골프를 조금씩은 했었다. 하지만 왜 우리 제품이 좋은지에 대한 이해도, 관심도 전혀 없었다.

그런데 사이트 리뉴얼 준비를 하면서, 공부를 하고 난 뒤 우리 퍼터를 사용해보니 느낌이 다르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이해없는 실천 역시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물건을 팔려면 그 물건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 그리고 실천을 통한 실력이 있어야 한다.

7일차

5일차에 얘기했던 사이트맵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전 웹사이트에 있던 사이트맵을 기반으로 무엇을 빼고 어떤 걸 넣어야할지 고심했다. 리뉴얼에서 핵심은 “빼기”이다. 난잡한 사이트를 차분하게 정리하고 한 방향으로 뻗을 수 있도록 가지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핵심은 “우리 브랜드의 스토리와 콘텐츠가 잘 드러나도록”이다.

8일차

이외의 디테일 - 도메인 주소, 디자인 컬러, 사이트가 가져야 할 기능 등을 점검했다. 위에서도 얘기했듯, 리뉴얼은 빼야 한다. 꼭 필요한 기능 외에 애매한 것들은 빼는 게 낫다.

9일차

준명님과의 CEO독 강의. 사이트 내 페이지를 구성하는 방식에 대해 함께 공부했다. 세부 페이지는 한 페이지를 통째로 차지하는 페이지형, 그리고 각 페이지 별로 들어갈 수 있는 블로그형이 있다. 페이지형은 한 눈에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정하기가 번거롭다. 반면 블로그형은 박스 안에 세부 페이지를 또 들어갈 수 있어 신규 콘텐츠를 넣기가 수월하다. 형태별로 장단점이 뚜렷하니 콘텐츠의 분량, 수정 주기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10, 11일차

환경설정의 중요함. 집에 새로 책상을 들였더니 절대 안된다고 생각했던 집에서의 공부가 가능해졌다. 한달머니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말만 앞섰던 아버지 사업 도와드리기를 현실화할 수 있던 건 단언코 머니 덕분임을 깨닫는다.

12일차

개발자를 선정했다. 엄밀히 말하면, 함께 웹사이트를 제작하고 있는 준명님과 컨택이 닿은 개발자를 함께 섭외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듯 신뢰에 기반한 결정은 의사결정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신뢰만 믿고서 덥석 무는 테이커같은 행동은 금물. 나 역시 그에 맞게 행동으로 보여드려야 한다. 그리고 감사의 말까지도.

13일차

개발자가 섭외되면 웹사이트 제작이 끝날까? 천만에. 사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개발자에게 사이트 제작을 맡기려면 내용물을 전달해줘야 한다. 이미지, 텍스트. 그리고 이들의 배치까지. 일일이 말로 설명하면 허송세월이다. 시각적으로 명료하게 전달해야 한다. 이를 도와주는 것이 바로 스토리보드이다. 스토리보드에는 저번에 만들었던 사이트맵을 비롯해 랜딩 페이지 및 각 세부 페이지의 레이아웃이 들어가야 한다.

14, 15일차

개발자와 본격적으로 협업하기에 앞서 혼자서 미리 점검해보기로 했다. 요즘은 개발자 없이도 혼자 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시대이다. 이를 도와주는 서비스 역시 널렸다. 대표적으로는 Cafe24가 있지만 사이트를 들어가보니 랜딩 페이지부터 구려 빠져나왔다. 이외에도 아임웹, 크리에이터링크가 있는데 저마다 소구점이 다르다. 각자의 기획 방향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하면 된다.

16, 17일차

아임웹, 크리에이터링크같은 DIY 웹사이트 제작 서비스는 간편함이 강점이지만, DIY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낮은 자유도가 문제였다. 블록 단위로 수정하는 장점이 있었지만 정작 텍스트 위치 변경을 비롯한 디테일한 수정이 매우 어려웠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코딩 지식이 있었다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한달 안에 마무리해야만 했다. DIY 서비스는 깔끔하게 접기로 했다.

18일차

웹사이트 제작을 관두기로 했다. 정확히는 혼자서 만드는 걸. 개발자를 끼고서 시간을 돈으로 레버리지할 필요성이 절실했다. 내 본 목적은 사이트 리뉴얼을 통한 마케팅 집행이지, 사이트를 혼자서 일일이 만들어보는 게 아니었으니까. 처음에 논의했던 개발자와 협업을 진행하기로 마음먹는다.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19일차

급격한 방향 선회. 기존 사이트가 구리게 느껴졌던 이유는, 위에서 진단했던 두 가지-난잡한 기획과 판매자의 언어로 제작되었다는 점인데 사실 그보다 더 절실한 게 있었다. 바로 이미지. 이미지가 잘 뽑혀야 그에 맞게 구조를 짤 수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사이트에 당당히 걸만큼 좋은 이미지가 없다. 이런. 이미지 제작부터 먼저 중점을 두고 개발자 진행은 잠깐 스톱하기로 했다.

20일차

아버지와의 협업은 쉽지 않았다. 웹사이트 제작까지는 1인분으로도 가능했던 몫이었지만 이미지 제작은 달랐다. 공장 스케쥴도 맞춰야 하고 아버지 스케쥴도, 사진가 섭외도 필요했다. 설상가상으로 최종 결정권자인 아버지까지 섭외해야 하니,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쉬운 일이 어디있나. 다 차근차근 산타는 것처럼 가는 거지. 사업은 에스컬레이터 타는 게 아니다.

21일차

그새 다른 일을 기획했다. 언젠가 꼭 하고 싶었던 학교 내 창업 커뮤니티를 본격적으로 기획하기로 했다. 웹사이트 제작이 끝나면, 바로 다음 일을 진행할 생각이다. 이제 실행력에 물이 올랐다. 한달 덕분이다.

22일차

갑자기 아버지께서 사진을 보내주셨다. 그렇게 필요하다고 설득했던, 제품 사진이었다. 감사하고 부끄러웠다. 밑도 끝도 없이, 논리 하나 없이, 설득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아까운 내 말을 들어주신 아버지. 우리는 파트너였구나.

23, 24일차

개발자에게 넘길 스토리보드를 완성했다. 마지막으로 랜딩 이미지에 쓸 사진만 나오면 끝!


마지막 결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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