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ny Aug 13. 2019

장사 초보 스파이더맨

사업일기 #2 - 관심 없는 고객에게 너무 애쓰지 마라






"곤니치와!"





한가로운 폴란드에서의 오후, 한 시간쯤 벤치에 앉아있었나.
저만치서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녀석이 인사를 건넨다.

아뿔싸. 이를 어쩌나. 나는 한국인인 것을.
일본인이 아니라고 말하며 인사를 받아줬다.

그는 내게 다가와 함께 사진을 찍지 않겠냐고 한다. 나야 좋지. 찰칵. 이왕 사진 찍은 김에 영상을 촬영해도 괜찮냐고 물어봤다. 흔쾌히 응하길래 영상도 찍었다.


그러더니 스파이더맨은 풍선을 사지 않겠냐고 묻는다. 그래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야겠지. 하지만 내 대답은 . 그는 나한테 시간은 다 쓰고서 본전도 못 찾은 채, 풀죽은 목소리로 다음 상대를 찾아 나선다.


그는 무슨 잘못을 했을까?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내 국적을 잘못 판단해서?

글쎄. 그건 사실 부차적인 문제다. 일단, 나는 풍선에 1도 관심이 없다. 애초에 타겟을 잘못 정한 셈이다. 그의 고객은 스파이더맨과 풍선을 좋아하는 아이들이지, 내가 아니다.

명심하자. 내 물건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굳이 애쓸 필요 없다.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뭘 어떻게 해도 팔 수가 없다. 설령 판다고 한들, 거기서 오는 리텐션은 꽤나 낮은 반면 내가 거기에 들여야 하는 공은 상당하다.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고서 얻는 게 고작 한 번의 구매라면, 접근 자체를 안 하는게 낫다.

다시금 명심하자.
내 것을 사줄 사람들에게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왜 그 허름한 가게는 10년이 지나도 안 망했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