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ny Oct 17. 2019

당신의 오늘은 어제와 달랐는가

한달매거진 Day3




질문을 받고 갑자기 궁금해졌다. 지난 1년 간 어떤 것에 집중했는지.


메모 앱을 즐겨 쓴다. 그때그때 생각나는 게 있으면 메모 앱에 기록하다 보니,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쓴 것만 2396다. 그 중 지난 1년 동안 쓴 글을 분류해서 나눠봤다.


키워드: 사업, 공부(전공, 머신러닝, 이외), 투자, 영어, 진로, 가치관/태도, 미술, 디자인, 영화, 책, 발표, 일상, 관계, 여행, 장소, 운동, ...


이후, 각각 키워드에 포함된 메모를 세아려서 1등부터 3등까지 매겨봤다.


1. 가치관, 태도에 관한 메모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핵심에는 3가지 메시지가 들어 있었다. 목표를 향해, 꾸준히, 어제보다 더 나은.


2. 그 다음으로 많은 건 책에 관한 메모였다. 읽고 싶은 책 목록부터 시작해 그동안 쓴 서평, 인상깊던 구절과 떠오르는 생각 등.


3. 올해 초부터 급격하게 양이 증가하기 시작다. 사업. 각종 아이디어부터 시작해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마인드셋까지.


하지만 이외의 키워드 역시 만만찮은 양이 쌓여 있었다. 66챌린지를 할 때는 영어, 독서, 운동이 대다수의 비중을 차지했고, 전공 프로젝트를 할 적에는 전공 관련 지식을 비롯해 발표할 때 준비해야 될 것들이 잔뜩 적혀 있었다. 여유로운 방학 때는 머신러닝에 한창 매달렸다.


여기서 단 하나의 대상을 어떻게 찾지...?



하지만 쓰다보니 단 하나로 귀결되는 포인트가 보였다. "변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다. 내가 하는 모든 행위, 습관, 지향점의 기저에는 늘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변화를 향한 열망이 자리한다. 사업과 투자도, 읽는 책도, 하는 공부도.


돌이켜보니, 태생적으로 변화를 지향했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아직 안 먹어본 음식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호기심이 굉장히 많아 이것저것 빠르게 접해본다. 보통 시기별로 하나의 테마를 정하고서 그것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군대 있을 때는 디자인에, 학부 고학년 시절에는 컴퓨터가 그랬고, 지금은 사업이 그렇다.


그러다 보니 꾸준함이 부족하다 느낄 때도 많다. 중학교 때는 게임에 미쳐 살았는데, 그때도 한 게임을 오래한 경험은 없었다. 그렇게 인기 있던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조차 레벨 30을 넘겨본 적이 없다. 심지어 26짜리 캐릭터를 친구한테 받아서 키웠는데도(...)


정확히 말하면 관심사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소홀해진다. 그렇게도 재밌던 디자인이었지만 공학에 빠져들고서는 점점 손을 놔야 했다. 지금은 사업과 학과 공부, 연구에 집중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머신러닝은 방학 때 공부하기로 이미 미뤄둔 상황이다.


그러면 변화를 향한 여정은 결국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어줍짢은 시간낭비였을까? 스티브 잡스가 했던 말 중에 "Connecting the Dots"가 있다. 전혀 다른 점들이 연결되어 창발이 일어난다. 그 매 순간마다 방점을 찍었다고 자부한다. 도전할 때마다 결과물을 냈다. 디자인을 공부하고 입시를 치뤘다. 군대에서 공부한 실력으로 국내 최고의 패션스쿨을, 10대 1의 경쟁력을 뚫고 디자인 잠재력 평가를 합격했을 때의 기쁨은 도전하는 무엇이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줬다.


 다양하게 시도하고 도전했던 지난 시절의 경험은 오롯이 자산으로 남았다. 남들보다 훨씬 다양한 관심사를 지녔기에 그 누구와도 공통분모를 가지고서 대화를 나눈다. 영화면 영화, 노래부터 심지어 아예 다른 전공까지도. 예전에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생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운영체제를 전공하는 친구와 그걸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하니 친구가 얘기했다. "이런 거 다들 재미없어 하는데 넌 좀 다르다"고.




죽기 하루 전날까지도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맞이하고 싶다.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배울 수 있는, 배우고 싶은 것들이 지천에 널렸다. 새로움에 목말라 하는 성향은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 축복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0년 전의 내가 해주는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