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를 싫어한다. 아니, 천재를 동경하는 이를 싫어한다. 아니, 정확히는 천재를 동경하며 정작 자기는 재능이 없다는 말을 하는 이들을 싫어한다.
호불호가 뚜렷하지 않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무슨 말을 해도 다 “넵!”을 외치는 예스맨인 편이다. 하지만 착각이다. 호기심이 많아 대체로 호인 것이지, 불호가 없지 않다. 그저 영역이 작을 뿐이다.
하지만 확실하다. 싫은 건 정말 싫다. 특히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을 최대한 멀리하고 싶다. 그들 자체가 싫어서라기보다 혹여나 데미지를 입을까 염려되어서다.
천재 같은 건 없다고 늘 얘기한다. 물론 사람마다 배우는 속도에 차이는 있다. 누구는 전문가가 되기까지 2000시간이면 충분하다. 그에 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1만 시간 동안 노력해도 그 반열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IQ의 영향도 있을테고, 외부 환경적 요소도 물론 있다. 몰라서가 아니다.
그게 니가 안하는 거랑 뭔 상관인데?
천재는 그 사람이 천재라서 천재인게 아니다. 천재라는 개념은 단순히 개인의 특성이 아니라 사회적 인정이 더해져서 나온다. 그 사람이 아무리 잘난들 사회가 그를 발견하지 못하면 천재가 아닌 거다. 결과와 원인이 뒤바뀐 오류를 범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개념을 인지하지 못해도 좋다. 걔가 천재라고 내가 왜 주눅들어야 하는가?누구나 올바른 방법으로 충분한 시간을 들여 노력하면 전문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건 올바른 방법과 들이는 시간이다. 어차피 머리는 못 바꾸니까. 아니, 그마저도 뇌의 가소성으로 인해 변한다.
게다가 전문가의 반열에 들어서고 나면 그때부터는 실력이 메인이 아니다. 연결이 핵심 요소이고 이것이 성공에 들어서는 지표인데 그걸 깨달을만큼 공부도 하지 않고서 자조어린 푸념이나 뱉는 이들을 보면 안쓰럽다.
사람은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믿음으로써산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에 의미가 없으면, 이를 믿지 않으면 왜 살아갈까. 1%를 지향하라는 말이 아니다. 꼭 상위의 반열에 들지 않아도 된다. 라이프스타일의 차이일 뿐이다. 다만 시선은 그들과 같이 보려 하면서 정작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이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리고 그걸 재능 탓으로 돌리면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