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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y Feb 05. 2020

서당개 15년이어도 풍월을 못 읊었던 이유

실력 = 실천 * 이해


갈수록 정답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과생이 수학 과학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영역과 달리 답이 명확히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도 학부생까지나 먹히는 얘기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정답이 없는 문제를 맞닥뜨리게 된다.


그러니 검증해봐야 한다. 아무리 그 문제의 정답이 A라고 주장한들, 실제로 풀어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는 데이터다. 예전에 마케터에 대한 글에서도 썼듯, 실험은 재현성과 객관성에 있다. 논문이 출판되었다고 그 데이터가 모두 정답일까? 논문에 실린 내용 중 최종적으로 교과서에 올라가는 건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실력으로 남을 수 없다.


비단 내 본업 뿐만이 아니다.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자체는 단기 프로젝트로 끝난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 있다. 이런 장기적인 관점이라면, 우리 제품에 대한 이해가 명확해야 한다. 아니, 직접 써보고 나부터 믿어야 한다.


고객의 관점에서 함께 운동하세요.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 선생님께 받은 조언이었다.  종목을 직접 체험해야만 결핍을 제대로   있습니다.” 내가 결핍을 모르는데 어떻게 타깃할 수 있을까? 우리 제품을 믿지 않는데 어떻게 남에게 믿게 할 수 있을까? 바로 회사에 부탁해 우리 제품을 받았다. 비교를 위해 기존의 평면 퍼터 한 자루와 우리 제품인 곡면 퍼터 두 자루를 받았다. 퍼팅 매트와 골프공까지.


평면 퍼터(좌)와 곡면 퍼터 두 자루(우)


그런데 정말 신기했다. 비교해보며 쳐보니 달랐다. 우리 제품이 확연히 다르다는 걸 처음으로 느꼈다. 그래도 서당개 생활만 15년이다. 이제껏 수도 없이 쳐봤던 퍼터였다. 하지만 이제까지는 큰 차이를 몰랐다. 애초에 관심이 없었으니까. 이전에는 간단히 원리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짧은 기간 동안 우리 제품에 애정을 가지고서 면밀히 공부했다. 왜 곡면이 퍼팅의 결핍을 해소해줄 수 있는지. 관점이 달라지니까 보는 게 달라졌다. 라이각은 왜 규정에 있으며 이것이 퍼팅 동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로프트는 무엇이며 이 각도에 따라 공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결정적으로 직접 쳐보니까 그 느낌이 다르다는 걸 몸과 머리가 맞물려 체감하게 된다.


곡면 퍼터로 치면 로프트에 상관없이 공이 회전하게 된다


이해 없이 실천만 해서는 디테일을 느끼지 못한다. 15년 간 집에 들를 때면 이따금 퍼팅을 해왔지만 그 이론이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으니 차이를 모른다. 반대로 실천 없는 이해는 검증되지 않은 가설에 불과하다. 둘이 맞물렸을 때, 비로소 실력으로 승화된다. 그게 무슨 영역이든, 이해와 실천은 함께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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