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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뜨면

by 월하


달이 뜨면

마을 어귀에 고요히 가라앉는

진눈깨비, 싸리눈

소리 없이 녹아내려 제 속을 껴안는다.


그물을 걷어올린

어부의 거칠어진 손끝엔

짠내와 손톱 밑 때처럼

억 겹의 세월이 묻어 있고


그 손등엔

언제부터였을까,

작은 생채기 하나

달빛에 젖어 반짝인다.


바람은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는다.

그저 싸리눈 되어

또다시 흩날린다.



p.s 쇼미더머니 정상수님의 달이 뜨면 가사에서 오감을 자극받아 짠내 나는 시 한 편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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