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따라서 조용히 걸었다.
누군가 앞서 남기고 간 이름 모를 그림자
밟지 않으려 조심스레 나아갔다.
울음은 삼키고 작은 숨 하나로
겨우 오늘을 넘겼다.
누가 누구의 손을 놓았는지도 모른 채
시간은 흘러만 간다.
내가 향하는 건 어디일까,
하늘일까, 별일까, 아니면
그저 나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길일까.
오랜 시절 내가 빛인 줄 모르고,
어둠 속에 앉아 울다가
보이지 않는 날개가 나를 감쌌고
내 안의 고요한 목소리가 외쳤다.
그제야 알지.
아, 나도 누군가의 빛이 될 수 있었구나.
그 빛이 다 네 것이야!
빛을 따라가는 여정은
사실 그 빛을 내 안에서 기억해 내는 일.
이윽고 빛이 속삭였다.
네가 사랑이야.
그러니 더는 사랑을 찾지 않아도 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