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의 결혼식

2022년 12월 30일

by 강현주



2022년 12월 30일



드디어 기다리던 결혼식 날.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한국에서 아빠, 엄마, 남동생, 올케 그리고 귀여운 조카까지 먼 길을 날아서 밴쿠버로 오셨다. 코로나가 없었으면 한국에서 친지 가족들과 친구들을 초대해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밴쿠버에서 먼저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결정되었다.


6개월 전부터 식장 및 파티룸 알아보면서 예약하고 웨딩드레스 고르랴 식순 및 선물 등 선택하랴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내생에 처음으로 올리는 결혼식이자 한국이 아닌 밴쿠버에서 올리는 정식 결혼이니 정말 남달랐다. 아무것도 모르니 이리저리 찾아보고 물어보면서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이 무엇이고 어떤 결혼식으로 가족 및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둘이서 축가 연습부터 시작해서 선물 및 청첩장 만들기, 사진작가 섭외하기 등 결혼 이란 게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었는 데 준비를 하고 보니 쉬운 행사는 아니란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준비를 하면서 남편과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좋은 결정을 내려야 하고 초대 인원수나 명단도 잘 정리해야 하며 결혼식 시작과 깔끔한 마무리도 필요했으니, 얼마나 신중하고 꼼꼼해야 하는지 배우게 되더라.



한국과는 다른 밴쿠버 결혼식



우리나라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면 아마 1시간 안으로 모든 행사는 마무리되었을 듯싶다. 하지만 캐나다 밴쿠버에서의 결혼식이다 보니 기본이 4-5시간이고, 우리는 오후 5시를 시작으로 밤 12시에 마무리를 했다. 칵테일 타임, 예식, 사진 촬영, 저녁 식사, 혼례사, 댄스 타임 등 다양한 식순으로 우리 결혼식은 이뤄지고 있었다.


주례사님 앞에서 상대방에 대한 서로의 마음가짐과 맹세의 내용을 서약서로 작성해서 직접 읽어 내려가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는 정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앞섰다. 사랑하는 자기랑 이 결혼을 위해 기다려 온 긴 시간과 그 시간을 함께 헤쳐오면서 쌓인 소중한 추억들이 하나둘씩 나의 기억 속 한 편의 영화처럼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금 이렇게 웃을 수 있는 이유는 그때 울상 지으며 자기를 바라보고 있던 내 모습이 사진으로 잘 남겨졌고 가끔씩 남편과 그 사진을 보면서 우린 미소를 짓는다.


또, 아버지랑 시누이 여동생의 소중한 편지를 들으면서 눈가엔 눈물이 촉촉이 맺힌 걸 확인할 수 있었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음에 너무도 영광이었다. 그들의 사랑과 배려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이젠 어떤 인생이 펼쳐지더라도 우리 둘이 손을 꼭 맞잡고 그들에게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며 웃음을 선사해 드리는 게 도리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모든 하객분들과 같이 신나는 음악 속으로 풍덩 빠지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데, 원래 음악을 좋아했던 사람이라 구두는 멀리 벗어던지고 그들과 함께 음악에 취해서 흥겹게 춤을 추게 되더라.


결혼식을 마치고 우리가 깨달은 것은 진짜 결혼식은 두 번 할 일은 아니란 것이다. 이렇게 힘들게 준비를 하고 잘 이뤄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평생 이 사람과 단단한 사랑과 우정으로 서로를 신뢰하고 배려하면서 잘 살아가는 게 제일 큰 보답이지 않을까? 더 나은 삶을 위해 또 다른 선택을 하거나 더 좋은 바람을 위해 또 다른 길로 가야 한다면 반드시 그에 따른 방편과 대책이 필요하다. 물론 하나로 모두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어렵고 힘든 선택을 했다면 꿋꿋이 잘 이겨내는 것도 하나의 큰 예방책이지 않을까 싶다.



행복이란?



행복이란,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지금 그 순간 힘겨운 굴레 속에서 벗어나 나 자신과 손잡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게 바로 행복이지 않을까? 그보다 더 좋은 행복도 있겠지만 나에게 올인할 수 있는 힘과 소중한 이들을 배려할 수 있는 이타심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쁨의 향연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듯하다.


이제는 나 혼자가 아닌 소중한 ‘남편’과 이제 곧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딸 ‘우주’랑 알콩달콩 예쁘고 즐거운 인생이 펼쳐질 예정이다. 잔잔한 음악 속에서 춤을 출 수 있듯이 하루하루 유유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경험하고 겪어가면서 아름다운 나날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겠다. 귀중한 내 삶과 내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