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에게
‘잘 산다’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무수히 다를 것이다. 지금 현실 속 어렵고 부정적인 부분에 몰입하느냐, 아니면 무한한 가능성을 놓고 오늘 하루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면서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사느냐에 따른 결과는 정말 다르지 않을까?
누구도 자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듯이 현재 나에게 주어진 시간, 공간, 경험 등을 잘 어우러지게 다뤄내는 능력에 따라 오늘과 내일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겠지만 그 어렵고 고된 성질을 가진 시간은 우리에게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는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때도 있다. 그 고통에 허덕이며 눈물을 머금고 힘겹게 이겨내기보다는 그 고통 덕분에 내가 더 강해질 수 있었고 일어설 수 있는 인내력이 키워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 여긴다면 좀 더 다르지 않을까 싶다.
비교하는 삶
젊은 시절엔 나 혼자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서 누군가와 꼭 비교를 당하거나 나도 모르게 나를 다른 사람과 견주어 나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습관에 물들어버렸던 적이 있다. 그땐 왜 그랬는지, 지기는 싫고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니 이겨내기에 급급했던 건 아닐까?
나를 나 자체만 보면 되는데 굳이 내 주변인들의 삶과 대조해 보면서 어떤 부분이 더 낫고 부족한지 살펴보는 버릇이 생기고는 그 순간을 만족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더 이기거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악착같이 달려가기 위해 그렇게 숨도 쉬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렇게 달리다 허덕일 때쯤 잠시 뒤돌아보면 남은 건 오직 ‘나 자신’과 ‘나’라는 사람이 같이 서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이겨내려던 사람이나 상황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그냥 ‘나 자신’과 ‘나’만 우뚝하니 손잡고서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잊어버린 듯 조용히 과거를 되짚어 보게 된다.
현실과 이상
그러다가 잊고 싶지 않은 과거를 되돌아보거나 흥겨웠던 추억 속에 헤매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과거에 심취해서 지금의 현실로 다시 되돌아오기 어려울 때가 가끔 있었다. 왜 지금은 그때처럼 행복하지 못한 것 같고 엉망진창인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지 나는 몰랐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이성적으로 자각하는 능력도 많이 부족했었고 반성으로 과거를 되돌아보기보다는 오히려 그 시절 속에 나를 놓치지 싫어서 집착 아닌 집착을 했었는지도 모른다. 사랑 속에서만 집착이란 단어가 어울릴 거라 생각했는데 나 스스로에게 연연하며 올가미를 쓰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그 시간 속에서는 우울하고 암담한 분위기에 휩싸여버린 나를 경험했었기에 이젠 다시는 그 덫에 빠지기는 싫다. 아무리 원하고 바라는 부분이 있더라도 지금 현실에서 만들기 어렵거든 그냥 잠시 놓아두면 된다. 지금 당장 가지기는 어렵더라도 나에게 닥쳐진 시간을 잘 아울러서 견디고 이겨내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고 바라던 꿈같은 시간이 내게 다가와 있을 수 있다.
지금 나에게
아무리 급하게 달려간들 너무도 귀중한 순간들을 놓치고 간다면, 과연 그 시간은 의미가 있을까?
시간열차 속으로 들어왔다면 그 열차를 어디로 안전하고 즐겁게 운전하면서 달려가느냐에 따라 그 인생여행은 어마어마하게 값어치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거기다가 나 혼자만의 여행이 아닌 사랑하는 남편과 딸내미 그리고 가족, 친구, 지인들과 함께 손잡고 그 열차에 올라 먼 길을 같이 간다면 더욱더 의미심장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조금 적으면 어떻고 부족하면 어떠하리. 지금 나에게 만족할 수 있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잠시나마 크게 숨을 들이켜고 내뱉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