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축을 세우다

멘탈코칭 수업 후 마음기록 #4

by 기록하는여자

삶을 코칭받는 일은 생각보다 담담하지 않았다.
표면은 고요했지만, 마음 깊은 곳 어딘가는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어쩌면 멘탈 코치 수업이 단순한 커리큘럼 이상의 무언가로 내게 자리 잡아가는 건,
그 흔들림 속에 '나'라는 사람이 자주, 그리고 천천히 드러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벌써 네 번째 수업이었다.
내가 조금 달라졌다고 느낀 건
아주 사소한 순간들이었다.

대화 중 의식적으로 열린 질문을 던지려는 나,
상대의 말을 흘려듣지 않고 고요히 삼키며 경청하는 나,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다가올 때
손을 놓고 눈을 바라보려는 나.

이 작은 변화들이
내 안에 오래 숨어 있던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조용히 흔들어 깨웠다.
누구에게도 강요받지 않았는데,
이 변화가 유난히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번 수업의 주제는 '내 인생의 축 세우기'였다.
오늘은 강사님이 코치를 맡고,
나는 피코치가 되어
나의 삶을 탄생부터 죽음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말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죽음의 날짜를 구체적으로 써보세요."
라는 말에
나는 문득,
'101세 4월 15일'이라 적었다.

눈을 감고 상상한 죽음의 순간.
그곳에는 용용이,
우리 딸이 혼자 서 있었다.

자연스레 남편은 먼저 떠난 걸로 그려졌고,
아이는 홀로 남아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선명했고,
아프도록 또렷했다.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이는 나 없이 살아야 했다.
단지 상상일 뿐인데도
그 장면은 견딜 수 없이 쓸쓸했다.

그 감정은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깊고도 묵직한 울림이었다.



과거를 돌아보며
가장 행복했던 기억,
가장 감사했던 시간,
가장 나답다고 느꼈던 순간들을 꺼내보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진짜로,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보았다.

'내 일이 잘 풀렸을 때'
나는 남편과 여전히 다정했고,
세 달에 한 번씩 도시를 옮겨 다니며
살아보는 인생을 살고 있었다.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아이는 우리의 걱정 없이
자기 삶을 잘 꾸려가고 있었고,
우리는 그 아이로부터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된 채
서로의 삶을 응원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 장면을 글로 적다 보니
그저 기록이 아니라
마치 소설을 쓰듯 문장이 흘러갔다.

그만큼
그 미래가 간절했고,
또 선명하게 떠올랐던 것이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그 행복한 미래를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히 있다는 걸.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고,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남편의 마음을 좀 더 헤아려 보고,
무엇보다
매일같이 글을 쓰는 일.

그 모든 것의 공통점은
'꾸준함'이었다.



수업 말미, 코치님들이 각자의 소감을 나눴다.
많은 이들이
처음으로 미래를 이렇게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았다고 말했다.

나는 평소에도 미래를 자주 떠올리는 편이라
그 일이 낯설지는 않았지만,
이토록 따뜻하고 선명한 내일을 그려본 건 처음이었다.

그림자처럼 다가오는 불안한 내일이 아니라,
햇살 가득한 창가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듯한 내일.

그 풍경을
처음으로
마음 깊이 품어보았다.

이것이
이번 수업이 내게 남긴
가장 큰 배움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이
나를 배우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걸어갈 날들은
내가 나를 키워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나는
또 한 걸음
나아가기로 한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던
그날의 감정을 잊지 않고,
오늘도
'기록하는 여자'로 살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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