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내가 고른 마음이었다

흘러가는 풍경 속에서 내가 발견한 다짐 하나

by 기록하는여자

1박 2일의 짧은 시댁 방문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어느덧 익숙해진 풍경,
운전하는 남편 옆에서
나는 조용히, 마음을 적기 시작했다.

어머님이 싸주신 삶은 옥수수를
손끝으로 툭툭 떼어먹으며
창밖으로 흐르는 세상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계절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 흐름 속에서
문득, 마음 깊숙한 곳에서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그 물음 앞에 선 나의 마음은
날마다 다른 대답을 꺼내놓곤 했다.
어떤 날은 선뜻 "그렇다"고 말했지만,
어떤 날은 말끝을 흐리며
한참을 되묻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알게 되었다.
행복이란 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고르는 마음'이라는 것을.

하루 종일 손에 잡히지 않는 집안일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누적되어 가는 무언가를
묵묵히 치워내는 시간들.

사춘기 아이의 툭 던지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내려앉고,
냉장고 앞에 서서
'오늘 또 뭘 해 먹지'
깊은 한숨을 몰아쉬는 날도 있었다.

그런 하루의 끝자락에서도
'그래도 괜찮다'는 마음을
조금만 앞세우면,
그 하루는
조금은 덜 힘들게 살아졌다.

얼마 전, 지인이 말했다.
"언니는 제가 아는 사람 중
제일 긍정적인 사람이에요."
또 다른 이는
"00 씨는 진짜 긍정의 아이콘 같아요."
하며 웃었다.

그 말에 나도 웃었지만,
속으로는 조용히 되뇌었다.
나는 원래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나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일부러, 애써,
좋은 쪽을
따뜻한 쪽을
반복해서 선택해 온 사람일 뿐이라고.

행복은 그런 의식적인 선택의 결과였다.
불안보다는 감사에,
후회보다는 기대에
마음을 기울이는 연습.

행복은 타이밍이 아니었다.
그건 '태도'였다.
그때그때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하루의 결이 달라졌다.

당연하지 않은 오늘 아침의 눈 떠짐,
따뜻한 밥 한 끼를
온전히 먹을 수 있는 시간,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는
묵직한 안도,
잠들기 전
아이의 고른 숨소리.

그런 작고 평범한 것들을
'행복'이라 이름 붙이기로 한 것.
그건,
오롯이 나의 선택이었다.

물론 지금도
나는 완벽하지 않다.
여전히 걱정은 스며들고,
말 한마디에
마음이 출렁일 때도 많다.

그래서 더 다짐하게 된다.
흔들릴수록,
더 의식적으로
행복한 쪽을 고르겠다고.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나를 위한 마음의 방향.

행복은
타고나는 성향이 아니라
반복해서,
내가 고른
내 안의 계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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