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살아내고 싶은 나의 다섯 가지 가치에 대하여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무엇을 지키며, 어디를 바라보며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걸까.
그 질문 앞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
답은 늘 내 안에 있었지만
그 답을 꺼내어 말로, 글로, 나의 언어로 고백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는 사람을 지키며 살아왔다.
남편을, 딸을, 홀로 계신 엄마와 시부모님까지..
때론 조용히, 때론 끝없이 나를 부르던 가족이라는 이름들을.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의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아이는 어떤 감정일까,
남편은 오늘 어떤 말을 삼켰을까,
엄마는 얼마나 혼자 헛헛하실까.
그런 마음으로 지켜낸 시간들이
내 삶의 온도를 만들어주었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아이를 바라보고 싶었다.
하루의 표정과 말투, 눈빛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내 곁을 내어주었다.
그게 사랑이라면,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조용하고 분명한 헌신이었다.
가족을 지키는 일이
곧 나를 이루는 일이 되었다.
그러나, 그 안에서 나는 스스로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엄마라는 이름 하나에만 머물기에는
내 안에는 아직 펼쳐야 할 문장이,
배워야 할 질문들이 많았다.
그래서 책을 펼쳤고, 노트를 열었다.
배우고, 실천하고,
삶을 되돌아보며 나를 다시 세우는 시간들을 쌓았다.
어쩌면 아주 조용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나는 나로서 성장해 왔다.
기록은 그 성장의 흔적이었다.
기억을 남기고,
감정을 붙잡고,
삶의 조각들을 천천히 정리해 두는 일.
어떤 날은 다정한 눈빛 하나가,
어떤 날은 잊힌 말 한마디가
글이 되었다.
나는 기록을 통해 살아가는 방식과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
기록은 나를 위로하고,
무너지지 않도록 안아주는 조용한 손길이기도 했다.
그런 나를 향해
누군가가 조심스레 말했다.
"너는, 공감을 잘해주는 따뜻한 사람이야."
그 말이 좋았다.
그 말처럼 살고 싶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나는 글로 사람을 안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조금 느려도, 조금 서툴러도,
따뜻하게 말하고, 부드럽게 써 내려가는 사람이 되자고.
내 마음속의 만트라는 지금도 조용히 울린다.
"나는 말과 글로 사람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이 될 거야."
그 마음이 나를 매일 조금씩 더 나답게 만들었다.
진심, 책임, 성장, 기록, 공감.
내가 사랑하는 말들.
내 삶의 바닥에 천처럼 깔려 있는 다섯 가지.
이 다섯 가지가 있었기에
나는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았고,
지치면서도 살아갈 이유를 잃지 않았다.
지키고 싶은 마음,
자라고 싶은 마음,
다정하게 살고 싶은 마음.
그 마음으로 오늘도 조용히 나를 다독인다.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지금 이 자리에
나를 있게 해 준 모든 것들을
천천히 꺼내어 가슴에 담아본다.
잠잠하지만 오래도록 남을 마음으로.
마치,
한 문장이 끝난 자리에
여운처럼 맴도는
속삭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