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흔들리지 않는 글쓰기

5,000이라는 숫자 앞에서 내가 배운 것

by 기록하는여자

목요일 저녁,
브런치 매거진 <엄마를 쓰는 저녁>에 실린 글이 1,000회를 넘어섰다는 알림을 받았다. 잠시 후 잠들었다가 눈을 뜨니 2,000회, 몇 시간 뒤엔 3,000회, 4,000회. 그리고 어제, 결국 5,000회를 돌파했다는 알림을 받았다.



기분은 들떴다.
숫자가 올라가는 순간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신기하고 설레고, 믿기지 않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내가 쓴 하나의 글이, 그렇게 많은 눈길을 끌다니.

하지만 곧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건 단 하나의 글이 만들어낸 순간일 뿐이었다. 좋아요 5,000도, 구독자 5,000도 아니었다. 단지 조회수라는 숫자가 남긴 흔적이었다.

내 글의 제목은 '엄마는 다시는 안 온다고 했다.'
아마도 그 한 문장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제목 하나로 오래 살아남는 글은 없다. 오래 머무는 글은 숫자가 아니라, 글이 가진 울림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나는 글을 쓸 때마다 마음속으로 묻는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닿을까."
그 물음에 대답해 주는 건 숫자가 아니라, "당신의 글을 읽고 마음이 흔들렸다"는 한 줄의 반응이다. 그러나 그런 반응이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글은 원래 조용히 쌓이고, 고요히 기다리는 것이니까.

내가 매일 이 작은 글집을 채우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언젠가 이 기록들이 누군가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 목소리가 되기를 바라서다. 글은 내 안을 정리하고, 나를 단단히 세우며, 동시에 누군가의 위로가 될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싶다.

좋은 글은 반드시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다.
그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언젠가 나타난다. 나는 그 믿음을 품고 오늘도 한 장, 또 한 장 글집을 쌓아간다. 숫자가 아니라 마음을 바라보는 글을 쓰고 싶다. 흔들리지 않고, 천천히, 오래도록.

5,000이라는 숫자가 내게 남긴 건 환희가 아니라 다짐이었다.
숫자에 흔들리지 말자.
글에 담긴 진심을 잃지 말자.

그 다짐 하나로 나는 다시 글 앞에 앉는다.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그리고 천천히, 오래도록, 마음을 건너는 문장을 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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