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으로 아이를 바라보기
아이들의 발달 향상을 위해 치료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때에, 치료사(Therapist)는 그 아이에 대해 있는 그대로 파악해야 한다. 여기서 "있는 그대로"라는 것은 강점, 약점, 발달적 특징과 현행 수준, 여러 가지 행동과 선호 등을 포함한다. 이것을 통해 아이의 강점을 최대로 이용하여 약점을 발달시키고, 선호하는 것을 통해서 아이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를 가르친다. 이렇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바로 평가(Assessment)의 과정이다. 이러한 평가가 잘 이루어져야 이후의 치료계획과 방향을 잘 설정할 수 있다.
육아에서도 마찬가지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 라보로 잘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이후의 육아 방향을 잘 설정할 수 있고 아이가 갖고 있는 능력과 고유성을 잘 발현하면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36개월인 아이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어린이 도서관에 함께 간 적이 있다. 나는 아이에게 "그냥 들어가면 안 돼. 신발 벗어야 해."라고 이야기했다. 우리 집에서 신발을 신고 거실을 뛰어다니는 장난을 쳤던 경험이 생각나 노파심에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 아이는 "나 신발 벗으려고 한 거야”라고 이야기하며, 앉아서 신발을 벗는다. 나의 조급한 잔소리가 미안하고 민망해진 순간이다.
아이를 잘 파악하기 위해서, 부모인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갖고 있는 기대와 기준, 과거의 경험으로 인한 편견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잠시 접어 두고, 아이의 상황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그냥 볼 수 있어야 한다. 지난번처럼 신발을 신고 들어갈 거라고 섣불리 생각하고 걱정하기보다는 아이가 신발장에 서 있는 현재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지난번에 이랬으니 오늘도 그럴 거야.”
“아이라면 이렇게 행동하길 바라”
보다는,
“아이가 이렇게 하고 있구나.”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우리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라”는 말을 좋게, 밝게 보라는 뜻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긍정이라는 것은 그렇다고 인정하는 것 , 존재 방식을 승인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긍정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아이를 잘 보고 나도 잘 보아야 한다. 아이들 양육하고 돌보는 첫 번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