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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숨 Jun 22. 2024

오늘도 아이는 나를 키운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는 많은 것을 재교육 받는다. 

못하던 요리나 집안일들을 자주하면서 더 잘 하게 된다. 

아이랑 더 편하게 다니고자 운전을 다시 시작하기도 하고, 

그리고 아이의 관심사에 따라 그것에 나도 관심을 가지면서 상식이 늘어나고 경험이 확장된다. 


우리아이는 옥토넛을 좋아하는 어린이답게 바다생물들을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매일 물고기 그림을 유치원에서 한장씩 그려온다. 그래서 나도 물고기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 세상에 '후무후무누쿠누쿠아쿠아아'라는 긴 이름을 가진 물고기가 있다는걸 아는 40대는... 또 있겠지..?(옥토넛 좋아하는 아이를 둔 누군가) 


어느날은 집에서 물고기를 기르고 싶다고 해서 상의끝에 남편과 아이가 물고기 밥을 주고 어항관리를 하기로 했다. 남편은 아이의 말을 듣고 기르기 쉬운 물고기를 검색해서 같이 가서 데려오고, 그의 인생 처음으로 생물을 기르고 밥을 주는 일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는 곤충, 공룡도 좋아하는데, 그래서 나는 곤충들을 만날때 의연하려 노력한다. 얼마 전에 나는 난생처음 나비를 채집망으로 잡아보았다(물론 금방 놔줬지만). 아이를 위해 곤충탐험 체험도 같이 하고 공룡박물관도 간다. 아이의 지식이 커가는 만큼 내 지식도 커간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도 꽤나 즐거움을 느낀다. 


우리아이는 책을 같이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덩달아 나도 아이랑 여러 동화책을 보면서 즐긴다. 종종 어떤 고민들이 우연히 아이와 읽은 동화책으로 인해 녹아버릴 때도 있다. 최근에는 과거의 인연으로 고민되고 괴로워하였는데 같이 읽었던 책에서 "놔주렴, 샐리제인" 이라는 말에 나도 '맞아 과거는 과거로 놔주자' 마음먹게 되었다. (마음먹은대로 잘 되지는 않지만) 


어떤 때는 내가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어린시절의 어떤 일을 아이가 마음껏 하면, 너무 흐믓하다. 대리만족이 느껴진다. 예를 들면 비오는날 첨벙첨벙 하기! 


내가 아이를 키우지만 아이가 또 나를 키워준다. 

더 넓게, 더 성숙하게, 더 즐겁게 말이다. 


고마워. 

나를 엄마로 만들어 줘서.

나를 키워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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