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찾아왔던 달갑지 않은 손님과 한 5년의 시간
손님은 문을 두드리진 않았습니다. 그저 작은 틈으로 들어왔을 뿐.
"왜 하필 나일까."
이제는 속상함을 넘어선 비참한 감정이 나를 찾아왔다. 더 이상 느끼기 싫은 불안감이 점점 익숙해진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싫었다. 가만히 있어도 느껴지는 심장박동과 그 박동에 맞춰 점점 심해지는 불안증세. 지속적으로 경험한다는 걸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그 끝은 항상 비참했다.
불안증세와 우울감이 함께 터지며 나타나는 공황발작 또는 졸도증상.
어떤 병원을 가더라도 정상이라고 말하는 나의 몸이 더 이상 정상이 아니라는 걸 나는 분명 알고 있다. 이제는 병원에서 몸에 이상이 있다고 차라리 말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할 뿐이다.
나는 분명 지금 죽을 만큼 힘든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아픔은 타인에겐 고통으로 비치지 못하는 단지 속앓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 스스로 내 몸 하나 통제하지 못한다는 이 현실을 알면서도 받아들이질 못하고 있다.
해결책이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심리적인 병은 왜 정확한 해결책이 없는 것일까? 약 복용으로도 좋아질 수 있는 병들처럼 쉽게 좋아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마음속의 병을 아픔으로 생각하지 못한다. 단순히 그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공황장애도 결국 감기와 같은 몸에 이상증상이 나타나는 병이라는 걸. 이제는 모두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내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