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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찬 Nov 22. 2022

식물 일기 3. 식물 입양(몬스테라로 입문 해보자)

흙과 화분

판데믹을 지나오며 전성기를 맞은 식물이라면 단연 몬스테라다. 크고 넓고 찢어진 짙은 초록색 잎은 만화에서 캐릭터들이 우산 대신 사용하던 잎을 연상케 한다. 큰 잎을 갖고 있는 몬스테라는 그 하나만으로도 방 안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기분전환을 시켜준다. 몬스테라는 성장세를 타면 키우는 재미가 쏠쏠한 식물이다. 특히 새로운 잎이 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어쩌면 방 안에 갇혀 있던 기간, 방 안에서 몬스테라가 성장하는 것을 보며 느끼는 재미가 쏠쏠했을 것이다. 그리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기간 동안 적절한 부분을 잘 잘라서 심어주면 몬스테라 화분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라,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희귀한 몬스테라의 경우 당근 마켓을 통해 분양하는 방법도 있어서 여러모로 몬스테라는 사랑받았다.



그래서 반려식물을 입양하기로 했다면 나의 첫 추천은 몬스테라다. 위의 여러 가지 식물을 키우며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비교적 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키우는 사람이 많아서 검색을 통해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다. 비슷하게 크고 멋진 잎으로 사랑받는 식물들로는 알로카시아와 필로덴드론 종류가 있는 데 알로카시아는 과습에 매우 취약하고, 필로덴드론은 갑자기 죽는 일은 없지만 또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도 않는다.


몬스테라를 데려와보자. 모두가 몬스테라 하면 떠올리는 디자인, 하트 모양의 잎에 양쪽에 여러 갈래로 찢어진 큰 잎의 이름은 "몬스테라 델리시오사"다. 사실상 몬스테라의 대표종이라고 할 수 있다. 몬스테라라고 하면 델리시오사 생각하면 된다. 어떠한 경로가 됐던 이 친구를 하나 데려와보자.


선물 받을 때는 당연히 몬스테라가 화분에 잘 심겨 있겠지만 화원 같은 곳에 가면 플라스틱 포트에 심겨 있는 몬스테라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어떤 상태가 됐던 일단 구해오자. 플라스틱 화분에 있는 몬스테라를 바로 화분으로 옮겨 심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이는 몬스테라의 특성 때문이다.


몬스테라의 상징은 찢어진 잎 일지 모르지만 진짜 큰 특성은 긁은 뿌리이다. 몬스테라는 굵은 뿌리가 특징이다. 이 굵은 뿌리가 화분 안을 가득 채우면 몬스테라는 흙위의 줄기를 통해 잎을 내기 시작한다. 즉 화분을 바꾸면 뿌리를 채울 공간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새로운 잎이 열리는 걸 보는 것이 느려진다는 뜻이다. 조금 타이트한 화분을 써서 뿌리를 채우는 것이 몬스테라를 키우는 팁 중 하나이다.


또한 플라스틱 화분(이하 포트)에서 한동안 키우라는 것은 몬스테라의 물 주기 때문이다. 몬스테라는 물을 좋아한다. 하지만 또 동시에 과습에 취약하다. 흙이 너무 오래 축축하게 젖어있으면  뿌리에 과습이 온다. 그렇기 때문에 흙이 잘 마르는 것이 중요하다. 흙이 최대한 빨리 마르고 다시 물을 흠뻑 주고를 반복하는 것이 몬스테라를 잘 키우는 요령 중 하나이다. 그런 면에서 플라스틱 포트가 유리한 점이 있다. 흙이 잘 마르기 때문이고 문제가 생겼을 때 빼서 상태를 확인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몬스테라를 키우는 사람들을 보면 식물 사이즈에 비해 좀 작아 보이지만 구멍이 숭숭 거나 투명한 플라스틱 포트를 사용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통풍이 잘 돼서 화분 속 흙이 잘 마르게 하고 동시에 화분 속에 뿌리가 잘 채워지고 있나를 보기 위함이다.


같은 이유로 흙도 입자가 굵은 흙들을 사용해서 물이 잘 빠지고, 잘 마르고, 굵은 뿌리가 흙 안에서 뻗어나가기 좋게 한다. 이 부분은 후에 분갈이와 흙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다시 해보자. 뿌리가 가득 차서 흙 밖으로 나와서 갈피를 못 잡을 때쯤 분갈이를 해주면 된다. 그렇게 되면 한동안 잎은 볼 수 없겠지만 새 잎이 나올 때쯤 훨씬 큰 잎을 볼 수 있을 테니 당분간은 가져온 상태로 키워보자.

빛에 대해서는 몬스테라는 까다롭지 않은 편이다. 잎이 넓은 만큼 수광을 잘한다고 해야 하나. 열대 식물, 관엽 식물들의 특징은 오히려 강한 빛은 안 된다는 것이다. 직광을 받으면 잎이 타서 흉터가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밝은 그늘"이라고 하는 데 유리창이나 방충망을 통과하는 빛이나 직광 근처에서 비스듬히 빛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이론 상으로는 형광등이나 식물등의 빛으로도 충분히 광합성을 한다는 데 이는 등과의 거리가 가까울 경우 어느정도 유효한것 같다.


키우는 온도는 실내온도이다. 너무 더워도 너무 추워도 좋지 않다. 16~20도 사이가 적정온도라고 하는 데 17~25사이에서 생장이 빠른 것 같다. 노지 월동은 불가능하고 직광을 싫어하는 만큼 여름철에도 노지에서 키우는 것이 권장되지는 않는 것 같다. 온도도 실내에 최적화돼있는 식물이다.



마지막으로 바람이다. 흙이 잘 말라야 하니 당연히 바람도 잘 불어야 한다. 몬스테라 잎이 찢어지고 구멍이 난 이유는 바람과 빛 때문이다. 찢어진 틈 사이로 아래쪽 잎까지 및이 잘 전달되게 하기 위함, 그리고 잎이 바람을 맞아 줄기가 꺾이거나 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바람이 잘 드는 곳이 좋다. 어느 정도 커지면 상관없는 데 초기에 작은 개체 거나 흙이 지나치게 고운 흙이라 보습력이 좋다면 바람은 필수이다. 구석진 곳에 놓기보다는

어느 정도 트인 곳에 두어 공기의 순환을 잘 받도록 하자.


정리.

1. 몬스테라는 물을 좋아하지만 과습에 취약하다. 물을 자주 줄 수 있도록 흙이 잘 마를 수 있게 하자. 흙이 잘 마를 수 있는 화분과 흙을 사용하고 바람도 잘 불게 해주자.

2. 몬스테라는 빛을 좋아하지만 직광을 싫어한다. 유리나 방충망을 통해 길게 들어오는 빛이나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을 쬐어주자.

3. 몬스테라는 뿌리를 채워야 새로운 잎이 나오고 줄기도 성장한다. 뿌리가 잘 찰 수 있도록 너무 큰 화분은 피하자.

4. 온도는 실내온도에 적당하다. 사람이 추우면 몬스테라도 춥고, 사람이 더우면 몬스테라도 덥다고 생각하면 된다.


쓰고 보니 몬스테라는 조금 역설적인 식물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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