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한계에 갇히지 않기

최선의 용기로 만나는 넓은 세상 『문 밖에 사자가 있다』

by 원더풀

수영을 등록했다. 나이 마흔에 배우는 첫 수영이다. 수영은 나에게 언제나 두려움, 무서움, 절대 다가갈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그렇다. 나는 물 공포증이 있다.


유치원 시절, 수영장에 갔다가 미끄러지며 물에 빠졌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득히 멀어지는 천장 불빛, 내 몸이 가라앉으며 나던 꼬르르륵 소리, 허우적거리던 내 팔과 다리의 움직임이 필름의 한 장면으로 내 머리 속에서 반복 재생된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친구들과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얕은 물에서 어이없이 물에 빠졌던 기억은 결국은 트라우마로 새겨졌다.


‘그까짓 거- 그냥 안 하면 되지’ 하며 수영을 멀리 했다. 수영의 세계는 내 삶에 없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꾸만 수영에 신경이 쓰이고 눈이 갔다. 마치 짝사랑을 하는 아이처럼. 여행을 가면 7살짜리 여자아이가 물안경 하나 척- 끼고, 마치 물개처럼 물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이 늘 부러웠다. 나는 튜브를 분신처럼 몸에 붙들고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어느 날, TV에서 <무쇠소녀단>이라는 여배우 4명의 철인 3종 경기 도전기를 보게 되었다. 진서연 배우는 나처럼 물 공포증이 있지만, 용기를 내어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다. 가슴팍까지 올라오는 물의 깊이에 당황하면서 과호흡이 오기도 하지만, 물과 조금씩 친해지며 차츰 수영에 익숙해진다. 나처럼 물 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수영을 배워나가는 모습에 감정이입이 되면서,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싹트기 시작했다. 40년 동안 회피해 왔던 일,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과감하게 수영 강습을 등록했다.


첫 수영 수업, 코치님과 함께 물속에서 천천히 레일을 따라 걸었다. 나는 긴장을 해서 인지, 추워서 인지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몸이 자꾸만 움츠러들었다. 코치님은 왜 수영을 배우고 싶은지, 물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은 무엇인지, 목표는 무엇인지를 물어보며 긴장을 풀어주었다.


수영장 코너에서 “음-파! 음-파!” 호흡 연습부터 시작했다. 처음엔 얼굴만 물에 살짝 담갔다가, 조금씩 아래로 아래로 머리끝까지 들어가며 난이도를 높였다. 물안경을 썼는데도 무서워서 눈을 꽉 감고, 물속에서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몰라 나무 인형처럼 뚝딱거렸다. 바닥에 손을 터치하는 잠수 연습을 할 때는 어릴 적 무서웠던 기억이 떠올라서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다.


‘괜찮아! 할 수 있어!’를 마음속으로 연신 외치며 호흡하기, 잠수하기, 둥둥 뜨기 연습을 했다. 예전엔 물의 깊이가 목 언저리까지만 와도 죽을 것 같았는데, 이제는 물속으로 완전히 머리를 넣었다 뺐다 하는 게 가능해졌다. 스스로 대견했다.


수영장 한쪽 구석에서 잠시 쉬며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연세가 지긋하신 50대 아주머니가 멋지게 팔을 펼치며 접영을 하고, 몸을 빙그르르 돌리며 턴을 한 뒤 유유히 앞으로 헤엄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언젠가 나도 저렇게 편안하고 자유롭게 수영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자, 음파 음파 연습이나 다시 하자.




최선의 용기로 만나는 넓은 세상 『문 밖에 사자가 있다』


‘누구나 문 밖에 사자가 있단다. 사자가 없는 인생은 하나도 없어. 단 하나도..’라는 문장으로 책의 이야기는 시작한다. 어느 날, 두 아이는 문 밖에 무시무시한 사자가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문 밖의 사자가 무서운 ‘노랑이’는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회피한다. 집 안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걱정과 불안, 두려움에 압도되어 노랑이의 마음은 자꾸만 위축되고, 자신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를 오로지 사자의 탓으로 돌린다.



똑같이 문 밖의 사자가 무서운 ‘파랑이’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바깥으로 나갈 방법을 강구한다. 집 밖의 넓은 세상을 꼭 보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고, 사자의 특징, 유인 방법과 전략을 탐구하며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마침내 사자가 배가 고파 어슬렁 거릴 때, “이때다!’ 하며 준비했던 먹이를 던져 사자를 유인하는 데 성공하고, 사자가 고기를 먹는 틈을 타 재빠르게 문 밖으로 탈출한다. 그리고 지금껏 보지 못했던 문 밖의 놀랍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끽한다.


이 책에는 같은 상황이지만 어떤 마음가짐과 행동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매우 직관적인 문장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왼쪽 지면에는 ‘노랑이’의 상황을, 오른쪽 지면에는 ‘파랑이’의 상황을 대조적인 색감으로 그리며,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새로운 도전이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두려움은 파도처럼 우리를 덮치곤 한다. 『문 밖에 사자가 있다』를 쓴 윤아해 작가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누구나 마음속에는 노랑이도 있고 파랑이도 있다. 문밖에 사자가 왔을 때 당신은 어떤 마음을 선택하고 싶은가?’라고.




1cm 마음 성장 | 나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두려움과 마주하게 된다. 초보 운전할 때, 첫 수영 배울 때, 원치 않은 직무를 맡아야 할 때,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 때, 이직 후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할 때, 열심히 준비한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등.. 어찌 보면 세상은 우리가 현재에 안주하지 못하도록, 새로운 변화와 도전거리를 일부러 던져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 앞에서 우리는 늘 주저하게 된다. ‘어차피 해도 안될 텐데’, ‘그냥 하던 대로 하자’, ‘여기까지가 내 최선이야’하며 선을 긋는다. 스스로 자기 한계를 설정하고, 또 다른 시도나 도전은 애초에 접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심리학자 캐럴 드웩은 우리에게는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 있다고 설명한다. 마치 『문 밖에 사자가 있다』의 노랑이와 파랑이처럼. ‘고정 마인드셋’을 지닌 사람은 자신의 능력은 타고난 것으로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그렇기에 새로운 도전을 회피하고 현상유지만 잘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성장 마인드셋’을 지닌 사람은 노력과 배움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수와 실패에서 러닝 포인트를 찾고, 도전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구나 두 가지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의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해도 소용없어’라는 고정 마인드셋이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한번 해볼까? 배우면 되지’라는 성장 마인드셋이 나타나기도 한다.


성장 마인드셋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 내가 고정 마인드셋이 휩싸여 있는 건 아닌지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마음가짐은 나의 말과 행동에도 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내가 ‘해도 안될 거야’라는 고정 마인드셋 버튼을 누르는 순간, 나는 또 다른 해결책이나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추고 만다.


두 번째 방법으로, 최근 내가 새롭게 배운 것, 시도해 본 것, 개선할 것들을 기록으로 남겨본다. 나는 ‘아직’ 방법을 모르는 것뿐이다. 지금 어려워 보여도 조금 더 연습하면 분명 잘할 수 있다고 스스로 격려해 줄 때 성장 마인드셋이 단단해진다.


나에게 ‘수영’은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수영 못하는 사람이야’, ‘절대 물에 뜨지 않을 거야’라며 고정 마인드셋을 절댓값으로 세팅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제대로 배워볼 생각도 안 하고 말이다. 1시간의 레슨을 마치고 수영장을 나설 때, 조금씩 나아지는 내가 기특하고 뿌듯하다. 오늘은 어제보다 호흡이 좀 더 길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