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번호 따인 썰(4)_로맨스가 아닌, 클리셰

어쩌면 호러

by yoga and story


13

차를 주문했고,

마주 앉았다.


여기선 살짝 어색했다.

눈을 마주친다는 것이...


이 근처 사는지,

뭘 하다 왔는지,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대화를 이어갔다.



"안경 벗으니까 너무 어려 보이는데?"


"아 그런가요?

평소에도 동안이란 소리 자주 듣긴 하는데"


"너~무 어려 보인다"


뭐 어려 보인다는 평에 대해

딱히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진 모르겠고,

굳이 침묵의 시간을

견디기도 싫었던 차


나도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저 되게 거지꼴이었는데, 왜 눈 여겨 보신 거예요?"




14

"뭔가 아우라가 있었어.

범접할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의 아우라"


아우라...?


문득,


혹시,


도를 아십니까...


뭐 그런 건가?



아차 왜 내가 그걸 생각을 못 했지.


어쩐지, 너무 드라마틱 하다 했어


갑자기 타로 뽑아 보라는 것도 이상하고...


분위기, 눈빛, 기운 이런 얘기 나오면

그쪽인데...




15

"그리고 이런 스타일이 꾸미면 진짜 예쁘거든.

내가 원석을 알아보는 거지"

.

.

.

???

.

.

.

"내가 여자 많이 만나 봐서 알아요.

화려하게 꾸미고 다녀봤자 지우면 다 별로야"


"여자 많이 만나보셨다구요;'


"연애 많이 했지~ 찐하게 했어.

근데 이쪽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 보인다.

좀 조심스럽네"

.

.

.

?????? 뭐지?

.

.

.

"자세히 보니까 코 되게 높다~ 얼굴은 진짜 작구

근데 난,

지금보다 그때가 더 예뻤던 거 같애. 안경 쓰고 대충 입었을 때"

.

.

.

뭐지...........

하나의 상품이 된 것 같은

이 느낌은.....................

.

.

.

뭐지...........

이 불길하고, 위험한 것 같은

이 느낌은......................




16

이곳은 후불이었고

음료는 내가 계산하고

얼른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저 집에 가야 될 것 같아요"


"왜요 나 별로 맘에 안 드나봐요?"


"네 저랑 안 맞는 것 같아요. 집에 가야겠습니다."


"어차피 가는 길인데 같이 가요"


하면서 대뜸 내 손을 잡으려고 했다.


소름이 끼쳤다.


"아 뭐하시는 거예요? 너무 싫어요"


방향이 같다는 핑계(?)로

계속 내 근처에 머물렀고


겨우겨

멀찍이 떨어진 거리를 유지한 채로


다행히도

안전하게

집에 도착했다.




17

그러고 몇 번의 카톡이 왔다.


"너무 불쾌하네요. 제 연락처 다 지워주세요"


그렇게 끝을 냈다.




18

그가 내 연락처를 지웠을지는 모르겠으나,

찜찜함은 가시지 않았다.


"타로 카드 한 번 뽑아 보실래요?"


"저는 어때요? 저는 00예요"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모습이 순박해 보였고


지저분하고 못난 모습에도 호감을 느끼는,

사람을 외모만으로 좋아하지 않는,

뻔하지 않은 인연의 시작이라 생각했으나


그 누구보다도 외모를 중요하시 하는

뻔한,

찐한 연애 운운하며 대뜸 손부터 잡으려고 하는

어쩌면 위험한,


흔히들

발견하는


클리셰 같았던 사건



작가의 이전글편의점에서 번호 따인 썰(3)_그를 만나러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