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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번호 따인 썰(4)_로맨스가 아닌, 클리셰
어쩌면 호러
by
yoga and story
Aug 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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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주문했고,
마주 앉았다.
여기선 살짝 어색했다.
눈을 마주친다는 것이...
이 근처 사는지,
뭘 하다 왔는지,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대화를 이어갔다.
"안경 벗으니까 너무 어려 보이는데?"
"아 그런가요?
평소에도 동안이란 소리 자주 듣긴 하는데"
"너~무 어려 보인다"
뭐 어려 보인다는 평에 대해
딱히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진 모르겠고,
굳이 침묵의 시간을
견디기도 싫었던 차
나도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저 되게 거지꼴이었는데, 왜 눈 여겨 보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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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아우라가 있었어.
범접할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의 아우라"
아우라...?
문득,
혹시,
도를 아십니까...
뭐 그런 건가?
아차 왜 내가 그걸 생각을 못 했지.
어쩐지, 너무 드라마틱 하다 했어
갑자기 타로 뽑아 보라는 것도 이상하고...
분위기, 눈빛, 기운 이런 얘기 나오면
그쪽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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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스타일이 꾸미면 진짜 예쁘거든.
내가 원석을 알아보는 거지"
.
.
.
???
.
.
.
"내가 여자 많이 만나 봐서 알아요.
화려하게 꾸미고 다녀봤자 지우면 다 별로야"
"여자 많이 만나보셨다구요
;'
"연애 많이 했지~ 찐하게 했어.
근데 이쪽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 보인다.
좀 조심스럽네"
.
.
.
?????? 뭐지?
.
.
.
"자세히 보니까 코 되게 높다~ 얼굴은 진짜 작구
근데 난,
지금보다 그때가 더 예뻤던 거 같애. 안경 쓰고 대충 입었을 때"
.
.
.
뭐지...........
하나의 상품이 된 것 같은
이 느낌은.....................
.
.
.
뭐지...........
이 불길하고, 위험한 것 같은
이 느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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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후불이었고
내
음료는 내가 계산하고
얼른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저 집에 가야 될 것 같아요"
"왜요 나 별로 맘에 안 드나봐요?"
"네 저랑 안 맞는 것 같아요. 집에 가야겠습니다."
"어차피 가는 길인데 같이 가요"
하면서 대뜸 내 손을 잡으려고 했다.
소름이
끼쳤다.
"아 뭐하시는 거예요? 너무 싫어요"
그
는
방향이 같다는 핑계(?)로
계속 내 근처에 머물렀고
겨우겨
우
멀찍이 떨어진 거리를 유지한 채로
다행히도
안전하게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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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몇 번의 카톡이 왔다.
"너무 불쾌하네요. 제 연락처 다 지워주세요"
그렇게 끝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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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내 연락처를 지웠을지는 모르겠으나,
찜찜함은 가시지 않았다.
"타로 카드 한 번 뽑아 보실래요?"
"저는 어때요? 저는 00예요"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모습이 순박해 보였고
지저분하고 못난 모습에도 호감을 느끼는,
사람을 외모만으로 좋아하지 않는,
뻔하지 않은 인연의 시작이라 생각했으나
그 누구보다도 외모를 중요하시 하는
뻔한,
찐한 연애
운운하며 대뜸 손부터 잡으려고 하는
어쩌면 위험한,
흔히들
발견하는
클리셰 같았던 사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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