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워킹맘 로그

"가장 바쁜 그 날, 긴 휴일을 앞두고"

by Wonderfull

직장인에게 빨간 날은 미세먼지 속에서 마시는 산뜻한 공기와 같다. 유난히 빨간 날이 적은 이번 연도 달력을 넘기며 안타까워 했기에, 5월의 빨간 연휴가 기다려졌다. 너무 신이 나서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부터 폭풍 일을 했고, 그 폭풍은 수요일 저녁 10시가 돼서야 끝이 났다.


직장인 스케줄에서 일요일을 제외한 공휴일 전 날은 늘 바쁘다. 공휴일이 있다고 업무량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다만, 속도를 좀 더 내서 빠르게 끝내거나, 휴일 후 야근하며 업무 속도를 맞춰갈 뿐이다. 이런 패턴은 주중 시간에 최선을 다해 일을 하고, 칼퇴 비슷하게 하기 위해 발악을 하는 워킹맘도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렇게 수요일 저녁 10시부터 긴 휴일이 시작되었다.


휴일의 첫 번째 일정은 시부모님과 함께 속초여행을 가는 것이었기에, 엄마 모드로 변하자마자 짐을 싸기 시작했다. 1박 2일 동안 아이가 먹고, 입고, 잘 것들을 챙기고 혹시나 워터파크를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에 아는 언니가 줬던 아가용 레쉬가드와 목 튜브까지 넣었다. 업체와 회식으로 아직 집에 오지 않은 남편의 짐과 나의 물품을 넣으니 짐을 좀 줄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아 짐 중에서 빼기는 어려워 보여, 결국 남편과 나의 짐 중에서 정말 필요한 것들만 추려 여행 준비를 마쳤다.


냉장고를 보니 이유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냉동되어 있는 이유식을 해동하고, 지우가 먹을 보리차도 다시 끓이고, 개판이 된 집안을 청소하니 새벽 1시를 넘기고 있었다. 때마침 남편이 귀가했다. 휴일을 맞이하여 기분이 좋은 건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했다. 내일 기분 좋은 여행을 위해 이제는 정말 자야 할 시간, 새벽 2시 반.


새벽 수유와 이른 출근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나는 늘 저녁 10시면 꿈나라로 간다. 긴 휴일을 앞두고, 참 많이 설레어서 늦게 자는 모양새가 소풍 가기 전 날 잠을 못 이루는 아이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실상은 이 모든 여정 끝에 그래도 좀 더 쉴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 숨어있는 모든 아드레날린을 끌어올려 긴 휴일을 맞이하는 워킹맘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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