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8. 워킹맘 로그

위로가 돼 유아그림책 '네가 어디에 있든'

by Wonderfull

토요일 아침 가장 마지막으로 기상 한 나에게 갑자기 아이들은 손뽀뽀를 날리며 즐거워했다. 아이들은 모처럼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요일인 걸 알아서 새벽부터 기상하고, 이에 맞춰 남편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빠가 읽어준 책 속에서 배웠다며 얼른 손 하트를 받는 연습을 하라며 재촉한다. 비몽사몽 하트를 받으며 무슨 책이길래 그래? 엄마랑도 한번 같이 읽어보자. 그렇게 한 장 한 장 엄마가 백허그를 한 아이가 가득 그려진 책 표지의 '네가 어디에 있든'을 함께 읽어 나갔다.


'너는 새로운 말을 배우고 엄마는 새로운 일을 배우지. 오늘은 무얼 했는지 엄마한테 꼭 얘기해 줘야 해!'


머릿속이 띵하다. 복직을 하고 어린이집, 유치원에 등원하길 싫어하는 아이에게 무조건 뒤돌아서고 강요하기에 앞서 이렇게 예쁜 말들로 공감해 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새로운 곳에 가서 지낼 아이에게 직장이란 전쟁터로 나가는 내 마음도 무겁고 머릿속에 너로 가득 차서 사실은 조마조마도 하고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 뒤돌아 선다는 걸 이렇게 표현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 장 한 장 넘겨 왼쪽에는 엄마의 삶이 오른쪽에는 아이의 유치원 생활이 담긴 하루의 일과를 지나칠 때마다 엄마가 어떻게 지내는지, 아이는 유치원에서 지내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며 한참을 이야기했다.


매체 속에 그려지는 잘못된 육아, 엄마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할 때가 많다. 화가 난 기분으로 아이에게 윽박지르고, 엉덩이를 때리기도 하고, 속상해서 포효하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엄마와 헤어짐에서 우는 아이를 매몰차게 뒤돌아 섰던 적도 많았다. 어떤 날은 늦은 미팅 시간에 조마조마해서 어기적 거리는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갑자기 아파서 갑작스럽게 휴가를 쓰고 눈치 봐야 하는 상황에 괜히 차갑게 대하기도 했다. 그냥 그럴 때마다 좀 더 그런 상황을 아이와 솔직하게 공유하고, 안 좋았던 마음을 흘려보냈다면 더 훌륭한 엄마였을텐데...


세상에는 많은 언어와 감정이 존재한다. 육아와 일이라는 굴레에 쳐들어 온 곳에 화를 뿌리고 다니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는 밤이다. 그 책 속에서 처럼 나도 아이도 살아가는 세상에 적응하는 과정일 뿐 결국 우린 한 편인 가족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새겨보는 시간이다. 복직을 앞둔 후배들에게 아이를 위해서도 스스로의 멘털을 위해서도 딱일 이 책을 선물로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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