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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ckneim Dec 18. 2019

우리는 멈춰있는 것에 대해 불안감이 있다.

불안함은 좋은 신호다. 

회사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 일이 별로 없었던 때가 있었다. 

일 없이 반복되고 여유 있는 일상은 행복할 것만 같았지만 정작 그렇지 않았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일이 없는 것에 대한 마음의 공백과 눈치, 

다들 치열하게 산다고 하는데 내가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나 라는 자괴감이 공존했다.


내가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될까?


과거에는 내가 해야 하는 업무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회사에 기여하고 싶다는 목적에

나에게 주어진 하루 8시간이 짧게만 느껴졌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새로운 업무에 대한 도전과 배움이 가득했고 

내가 무언가 큰 일에 기여한다는 성취감이 있었으며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넘쳐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직장이라는 곳이 익숙해지고

출퇴근 길을 거의 무의식적으로 다닐 수 있을 때가 될 때쯤이면

그리고 업무가 조금씩 익숙해지고 해야 하는 일이 익숙함을 넘어 권태로워질 때쯤에는

문뜩 내가 지금 잘하고 있나 하는 생각과 주변을 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내가 옛날과 다르게 그 자리 그대로 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 때면 

무기력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 생각의 밑바닥에는 나만 그대로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다는 생각과 앞으로의 멀지 않은 미래에도 내가 지금과 동일한 자리에 남아 있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공존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멈춰있는 것에 대해 불안감이 있다.

신입사원 때에는 매일매일이 새롭게 배우는 것이 있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러다가 속도가 더뎌지거나 문득 멈출 때 불안감을 느낀다.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존재라서 그런지 일이 없는 순간들이 생기면 묘한 죄책감을 느낀다. 

동료들과 얘기할 때면 적당히 쉬면서 일하는 '월급루팡'을 꿈꾸지만

막상 책상에 앉게 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된다. 




우리가 왜 불안감을 느끼냐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 이론들은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일하는 자체에서 기대하는 것과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대한 질문이 아닐까 한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직장 사람들은 [ 일 ] 이 주는 월급이라는 금적적 보상도 중요하겠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향상심을 느끼고 싶어서 일하는 게 아닐까 한다.

* 향상심(Improvement) : 향상되고자 하는 마음.


반대로 향상심이 없는 현상유지나 도태되는 느낌이 들 때 불안감을 느낀다. 

예를 들어 어떠한 기술이나 지식도 요구하지 않고 배우는 것도 없으며 반복적인 일만 해야 된다면 나는 얼마나 일할 수 있을까? 6개월? 1년? 5년? 10년?
(주변 동료 중에는 이런 일만 하면서 월급 받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도 꽤 있지만)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좋은 신호다.

내가 일하면서 '내가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 '무언가 더 도전해야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들이 든다면 필자는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 불안함도 앞으로 나아지고 싶다는 향상심이 있기에 들 수 있는 느낌이다. 

반대로 아무런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현재 상태에 100% 만족한 상태이거나 지금 나의 상황에 순응해버린 상태일 수도 있다. 


만약 내가 일하면서 불안함을 느낀다면 그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불안하기에 도전할 수 있고 불안하기에 조금씩 좋아질 수 있는 변화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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