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고 싶었다. 막연했지만 글쓰기 연습은 계속하고 있었던 차, 이 구절을 읽고 유레카를 외쳤다.
진정한 작가만이 자신의 글로 돈을 버는 것이라는 믿음은 또 하나의 잘못된 신화일 뿐이다. 우리는 돈벌이가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당신은 그 일로 돈을 벌 수 있는가?’하고 묻는 사회란 말이다. 돈을 번다면 틀림없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기로 했다면 돈 때문이 아니라 글쓰기가 좋아서 써야 한다. 직업 작가보다 아마추어 작가를 택할 수도 있다.<하버드 글쓰기 강의>363쪽
자신이 글쓰기 연습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면 그대로 시행해라. 실무적인 작가나 직업적인 작가가 되기보다 실습 작가가 되라.’ ‘직업 작가보다는 아마추어 작가가 되는 것이 결과보다 배움에 관심을 관심을 쏟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367쪽
온전한 글을 쓰는 데 집착하지 마라. 자신이 쓴 글이 만족스럽지 못해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 이때는 자신에게 ‘여기서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 서두르지 말고 자신의 속도를 유지하라. 369쪽
“실습 작가, 아마추어 작가”
작가가 되기 전까지, 책을 출판하기 전까지 쭈그리로 살며, 끊임없는 창작의 고통을 느끼면서 살아야 하는 건 아닌가 하고 불안해했다. 적어도 이 말을 배우기 전까지는. 어떤 사람은 요즘 누구나 작가 이름을 쓴다고 푸념을 한다. 그렇다. 과거에는 전업작가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프로: 어떤 일을 전문으로 하거나 그런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 또는 직업 선수. ‘전문가’, ‘직업’으로 순화(네이버 국어사전)
프로라는 것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다. 적어도 그들이 어떤 일을 업으로 삼고 있으면 실력을 의심받는 실수는 쉽게 용납되지 않는다. 그래서 부담스럽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과거에는 그런 스트레스와 작업량을 뛰어넘은 사람만을 작가라는 이름으로 칭송했다. 아마도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를 작가로 칭한 이상, 하루에 1000자라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작가라면 맞춤법은 철저히 지켜야 하고 작가라면 책 한 권은 출판을 했어야 한다. 등등이 이런 것이다. 프로 작가라는 이름에는 책임감이 따른다. 뭐 뭐 해야 한다는 의무적인 임무가 많다. 책도 많이 읽어야 하고, 글 분석도 해야 하고, 글도 많이 써야 하며, 독자의 호응도 얻어야 하며, 게다가 질 좋은 글을 써 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전업작가가 못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위해 지금 노력하지만, 그리고 어쩌면 언젠가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갈 길이 멀다. 다만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어, 작가라는 말을 쓰고 싶지만, 전업작가라고 자기를 칭하려면 거창하게 잘 해야 할 것 같다. 기대가 너무 크다. ‘아마추어’라는 명사로 수식하면 가벼워진다. 아마추어 작가라면 즐기면서도 좋아하는 글쓰기를 무한정할 수 있을 거다. 쓰고 싶은 것을 마음껏 쓰지만, 직업적인 스트레스는 없다. 그래서 전업작가보다는 아마추어 작가라는 이름을 써서 전업작가의 모든 책임, 그 이름에서 풍기는 격식을 걷어내고 싶다.
아마추어: 예술이나 스포츠, 기술 따위를 취미로 삼아 즐겨 하는 사람.
아마추어의 핵심은 일을 취미로 한다는 거다. 취미라면 즐길 수 있다. 즐거움이 우선이다. 아마추어니깐 실수도 용납되고, 어떤 비판도 달갑게 받아들일 수 있고, 노력만 열심히 하면 된다. 아무 주제에 대해서 쓰고, 어떤 형식의 글쓰기도 오케이며, 실수까지 용납된다. 아마추어 작가는 배우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마추어를 택하겠다. 아니 나는 벌써 아마추어 작가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4개월이 됐다. 세상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도 많고, 대단하게 성공한 사람도 많다. 유투브를 시작하면 다른 비디오와 비교가 되면 그만두고 싶어진다고 하는 걸 보면, 그 마음이 십분 이해된다. ‘그러면 비교를 하지 말던지, 아니면 진짜 광적으로 보고 분석해서 그 수준에 따라가려고 노력하던지요.’ 그렇게 광적인 노력을 하다가 내 기대에 못 미쳐서 포기한 경험이 있다. 별을 따려고 하다가 별이 너무 높아 실망만 가득 안았던 그런 경험이다. 자기 기대를 잔뜩 높여 놓은 다음에 일이 되지 않았을 때의 허무함, 실망감은 크다. 그런 자신감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석사 공부가 그랬다. 되게 잘 할 줄 알았는데, 공부가 내 체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걸 과정이라고 생각했으면 한 단계를 통과했다는 생각으로 계속 나아갈 수도 있었는데, 나는 포기했다. 기대 높은 자신에게 지쳐서였다. 이번엔 그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거다. 목표 지향적인 삶은 잊어버리고,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나를 발견하면 그걸로 됐다.
가끔 자신의 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한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일의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그럴 때, ‘나는 배우는 중이야.’ ‘완벽하지 않아도 돼.’라고 위로하면, 어떤 실패도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니깐 나와 주위의 기대는 무시하고, 나는 나대로 시작하고 나대로 나아가고 나대로 글을 쓰고 살아간다는 원칙으료 줄곧 그렇게 자기만족하면서 살아가면 속 편하겠다.
전업주부 대신 아마추어 주부, 전문 러너에서 아마추어 러너, 전업작가가 아니라 아마추어 작가, 프로 번역가보다 아마추어 번역가. ‘아마추어’라는 이름을 달고 나면, 완벽하지는 않아도 그럴듯하다. 그럴듯한 이름으로 오랫동안 즐기면서 글을 쓰고 싶다. 마지막으로 작가를 ‘글쓰기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면, 그 범위 안에 많은 사람들이 포함된다. 작가라는 이름 안에 다양한 다이어그램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가 환영받으며, 작가라는 이름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