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수
커튼을 드리우고 오월은
긴 샤워를 한다
천상의 수대가 망가졌나
나뭇잎을 따갑게 때리고
빗길을 따라 흘러내리는 토사
숨을 틔우려 내미는 지렁이
역류하는 물길에
꺼져버린 생명은
젖은 피를 흘리며
닦아도 닦아도 흐르는 비는
지혈되지 않으리라—
당신, 당신의 존재
오월의 커튼 뒤,
검게 녹음이 드리운다
매발톱은 다섯 호각에
보랏빛 눈물을 담아 올린다
<친애하는 나의 어른들>을 썼습니다.살고 씁니다. 쓰면 잘 살 수 있어서 자주 씁니다. 쓰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으로 존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