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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란 말이야

by 원더혜숙

봄이란 말이야


햇살이 수상하고

봄 내음이 나더니

첫 봄꽃을 만났어

첫사랑처럼 예쁘더라


공기 가득한 풍선을 물 아래로 힘껏 누르면,

그 만큼 수면으로 튀어 올라

봄은,

봄의 싹들은 그렇게 세상을 향해 겁없이 달려와


찬 것을 품어 따듯한 것을 낳는 중이야

계절의 산도를 통해

봄은

봄의 싹들은 그렇게

세상으로 힘껏 밀고 나오고 있어


봄날의 지빠귀처럼

소리 높여 노래 부르고 싶어져


속지 않을거라고

지금 봄 흉내를 내는 거라고

서리와 비바람을 몰고 올테지

...


봄이란 말이야

잠깐 봄이라도

살가운 바람과 햇살

데친 배추 같은 첫 꽃에도 미미하게 설레여

그게 이미 봄이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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