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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더지 Jan 23. 2019

[우따따를 기다리는 사람들] 인터뷰_1

아이들에겐 더 많은 여성 서사가 필요합니다.

안녕하세요 성평등 그림책 큐레이션 서비스 우따따를 만들고 있는 딱따구리입니다. 오늘은 우따따 서비스가 무엇인지, 누가 서비스를 구독하고, 왜 구독하고 싶어 하는지 궁금하셨던 분들을 위해 [우따따를 기다리는 사람들] 대상으로 인터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1편은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인터뷰입니다. 왜 아이들에게 여성 서사가 필요할까요?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31개월 된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여성으로서, 양육자로서 갖게 된 의문들, 생각들에 대해 써왔어요. 최근 가장 큰 관심사는 양육이라는 영역에서 어떻게 여성주의적 시각을 반영하고 실천할 것인가에요. 그런 고민들을 담아 브런치에서 “아이들에게 더 많은 여성서사를!”이라는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고 에세이집도 작업중입니다. 



남자아이는 파란색, 여자아이는 분홍색. 아이들의 세계에는 아주 견고한 성 편견이 가득합니다.


Q. 성평등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요?

A. 임신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아이 성별에 관심을 갖고 어떤 일이든 아이의 성별과 연관시켰어요. “아들인데 그렇게 애교가 많아요?”, “역시 아들이라서 자동차를 좋아하네”라고요. 좀 이상했어요. 요즘은 성인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잖아요. 기본적인 상식이지만 아이에게는 예외더군요. 아이들의 세계에는 아주 견고한 성 편견이 가득합니다.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은연중에 그 편견을 강조했고 주입시켰어요. 남자아이들의 옷이 파란색이고 여자아이들의 옷이 핑크색이듯이. 그런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불만들이 제 안에 차곡차곡 쌓여갔고 이러한 사회에서 아이가 제대로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여성 서사를 읽어주지 않으면 아이는 접할 일이 거의 없어요. 
제 아이가 여성의 목소리와 여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기 위해선
일단 많이 읽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 없을 테니까요.


Q.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여성 서사를 더 많이 읽어주는 이유가 궁금해요. 어떤 아들로 키우고 싶나요?

A. 제가 여성 서사를 읽어주지 않으면 아이는 접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어린이 만화영화들이나 동화책들은 남성 중심적입니다. 남자가 주인공이고 중요한 일은 대부분 남자가 처리해요. 여자는 남자 주인공을 응원하거나 보조 역할을 해요. 우리는 모두 그런 이야기들을 보고 듣고 자랐어요. 무수한 세월 반복되니 남자들의 이야기를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감정선을 따라가기도 쉬운 것 같아요. 그게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반대로 여자들의 이야기는 사소하고 특이한 것으로 치부합니다. 제가 여자인데도 그렇답니다. 제 아들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려면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답니다. 제 아이가 여성의 목소리와 여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기 위해선 일단 많이 읽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 없을 테니까요.



Q. 딱따구리 서비스의 취지를 처음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A.  제가 원하던 큐레이션입니다. 저 역시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해 제 나름대로의 동화책 고르는 기준을 갖췄고요. 주변에 양육자분들을 봐도 성평등이나 젠더중립적인 메시지를 주는 아동용 콘텐츠에 정말 관심이 많거든요. 그 중에서도 특히 동화책은 양육 방식이나 아이 나이에 크게 상관없이 다들 많이 활용하고 일상적인 매체이다보니 더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고요. 우따따가 이런 양육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Q. 아이가 성별로 차별받지 않고 주체로서 존중받길 원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딱따구리가 어떤 도움이 될까요?

 A. 제 아이는 남자니까 우리 사회에서 성별로 차별받기보다는 어떤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크겠죠. 저는 궁극적으로 아이가 남성으로서 누리는 혜택이 권력이라는 걸 인지할 수 있길 바랍니다. 유아동기는 그런 염치가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성 인지 감수성을 길러주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성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최대한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가며 타인을 같은 방식으로 존중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시기에 딱따구리가 좋은 도우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권장하고 싶은 부모님, 선생님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아이를 키우니 어떤 딱딱한 편견, 고정관념이야말로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에 가장 큰 해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를 양육하고 지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모든 아이들은 의외성을 가진 근사한 존재라는 것을요. 여자아이답게, 남자아이답게가 아니라 바로 그 의외성을 동력으로 모든 아이들이 고유한 존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 아닐까요.





우리는 어릴 적 남녀 구분 없이 어린 왕자와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읽고 자랐으면서 왜 남자아이들에겐 소공녀와 빨간 머리 앤 읽어주기를 꺼리는 걸까요? 남자아이들이 커가며 점점 더 여자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을 '여자어'라 부르며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건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인터뷰이 Ah님의 '아이들에게 더 많은 여성 서사를' 이야기가 더 궁금하신 분들은 브런치에서 https://brunch.co.kr/@readsnwrites/4 읽어주세요.



딱따구리는 아이들이 주저 없이 자신의 미래를 충분히 상상하며 성장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딱따구리가 단단한 나무를 뚫듯, 아이 곁에서 차별과 고정관념을 뚫는 서비스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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