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경영 전략 게임 <매너로드>가 출시 한 달 만에 100만 이상 판매되어 화제가 됐다. 매너로드는 폴란드의 영상 편집 프리랜서 '그레크 스티첸'이 대부분의 작업을 혼자서 진행한 1인 개발 게임이다. 평소 취미 삼아 게임을 개발해오던 그는 독학으로 언리얼엔진 사용법을 배워 무려 7년에 걸친 작업 끝에 매너로드를 완성했다. 스티첸은 1인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일부 작업을 전문가에게 아웃소싱했으며, AI를 활용해서 게임의 퀄리티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수많은 1인 창작자들이 여러 플랫폼에서 활동 중이지만 앞으로 1인 창작의 범위가 콘텐츠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1인 창작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예상의 근거는 크게 2가지인데 첫 번째는 긱 이코노미의 확산이고 두 번째는 생성형 AI의 발달이다.
요즘 긱 이코노미 플랫폼을 활용하면 뛰어난 능력을 갖춘 긱 워커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숨고, 크몽 외에도 크고 작은 플랫폼이 출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숙련된 전문가들을 고용하지 않고도 나만의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1인 창작을 도와주는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 역시 급증하고 있다. 챗GPT를 이용해서 자료조사 및 문서 초안을 작성한다. 그리고 스테이블 디퓨전( Stable Diffusion), 미드 저니(Midjourney)등으로 필요한 이미지를 생성하고, 영상은 소라(Sora)로 만든다. 프레젠테이션이 필요하다면 감마(Gamma)나 피치(Pitch)를 활용해서 PPT를 제작한다. 또 서비스에 필요하다면 나만의 챗봇을 만들어 활용한다.
긱 이코노미와 생성형 AI는
1인 창작자들을 너 높은 곳으로 올려 보내줄 양 날개다
자연스럽게 1인 창작자에게 긱 워커들과의 협업과 생성형 AI를 활용한 창작 프로세스는 매우 중요한 스킬이 되었다. 보통 전자보다 후자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전자인 긱 워커들과 협업이 1인 창작자에게는 더 큰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생성형 AI의 경우 개인차로 인해 속도가 다를 수 있지만, 어느 정도 학습이 가능하다. 하지만 긱 워커와 협업은 학습이 쉽지 않은 스킬이며, 창작의 성향에 따라서 매우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창작자들 긱 워커와 협업을 위해서 높은 수준의 소프트 스킬이 필요하다고 오해한다. 물론 소프트 스킬이 뛰어나다면 협업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협업을 위한 틀을 만들고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다.
우선 창작 프로젝트 중 긱 워커가 필요한 시기와 직무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다음 프로젝트에 필요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긱 워커를 선발해야 한다. 긱 워커를 선발할 때 그들의 역량과 스킬 등을 파악하기 위한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할 필요할 수 있다.
긱 워커가 선정되고 나면 그들이 프로젝트에 성실히 참여하도록 리드하는 것이 중요하다. 긱 워커들은 우리가 제안한 것과 유사한 프로젝트를 수없이 진행해 봤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일생일대의 도전인 프로젝트가 그에게는 자신이 참여했던 수많은 프로젝트 중 하나일 수 있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그들에게 나에게 이 프로젝트가 어떤 의미이며, 어느 정도의 가치를 기대하고 있는지를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또 긱 워커에게 프로젝트 목표와 계획, 창작자의 의도, 직무와 직무범위 등을 최대한 명확하게 문서화해서 전달해야 한다. 1인 창작자와 긱 워커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원인 중 하나는 직무범위에 대한 오해인 경우가 많다. 또 작업별 마감시한을 안내하고 이를 준수해야 함을 명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 진행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미팅이다. 온, 오프라인에서 정기적으로 만나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어려움을 주고받는 등 대화의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종료 시까지 긱 워커와 원만한 관계를 쌓는 것도 중요하다. 향후 다른 창작 프로젝트에서 그의 능력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긱 워커와 협업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무수히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큰 틀로 잡고 진행한다면 긱 워커와의 협업이 그리 어렵지 많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