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어도 부모와 사는 세대 심층 분석한 책 <전업자녀> 리뷰
대기업에 취업했던 K(30)씨는 지난해 퇴사 후 고향으로 돌아왔다. 현재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그는 가사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청소와 빨래는 물론 생필품 온라인 주문, 택배 수령 등이 그의 몫이다. 이처럼 성인이 된 이후에도 가사를 담당하며 부모와 기묘한 동거를 지속하는 이들을 요즘 ‘전업자녀’라고 부른다.
인구전문가 전영수 교수(한양대)의 신간 <전업자녀>(한경BP, 244p)는 이들은 누구이며 왜 등장했는지, 우리 사회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설명한 책이다. 전 교수는 한국형 전업자녀를 유형별로 구분하고 그들의 출현 배경에 ▲취업난 등 경제적인 요인 ▲부모의 과잉 보호 등 사회적인 요인 ▲자아 정체감 지연 등 개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전업자녀의 등장을 막연한 부정론보다는 현실적 긍정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전업자녀들이 한국 사회가 마주한 인구 위기와 복지 공백, 지역소멸 등의 문제를 완화할 잠재적 자원이라고 강조한다. 전업자녀라는 현상의 어두운 면을 깊이 다루지 않은 점이 아쉽지만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작금의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저자의 메시지에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