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첫 번째 날

시작은 언제나 작고 슬픈 이벤트로

by Wondoo Lee

2022년 새해도 시작이 되었고, 설날도 이미 지난 지 1달이 넘었다.

급기야 3월이 되고, 학생들의 새 학기 어른들의 봄 준비가 한창이 되고 나서야

양심상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작은 프로젝트를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게 되었다.


새로운 공간에서 한두 달 정도 집중적으로 구상을 하고 싶어서

지난주부터 전원주택 단기 임대부터 도심 속 공유 오피스까지 알아봤다.


어차피 일주일에 2~3일 정도만 새로운 사업구상을 할 것이고 굳이 전원주택까지 내려가서

무서워하는 동식물들과 함께 공간을 공유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나름 진지한 고민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구상에 커피가 없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 더해지니

결국 wework을 한 달 정도 써보기로 결심했다.

(그럼 사무실이랑 뭐가 다르냐 그냥 집 가까운 wework에 돈만 쓰는 것 아니냐 라는 냉정한 질문은 사절)


이런 중요한 고민을 새벽 플레이어스 챔피언쉽을 보면서 결정하다니 보니 닫힌 결말로 아침에 늦잠 -_-

토스트 먹고 위워크 가입하려다 보니 시작부터 느낌 쎄한 알 수 없는 오류.

알고 보니 예전에 가입한 것 같아서 패스워드 찾고 다시 접속하니 이제는 로그인 후 액세스 거부.

혹시 사이트 오류인가 해서, 위워크 어플 다운로드하고 접속하니 같은 문제 지속.

워크에 전화하니 점심시간. 그래서 헬프데스크에 이메일 보내고 나서 집을 나서니 분리수거 생각.

간단한 박스류만 들고 1층 내려오니 비가 주룩주룩.

박스만 버리고 집에 다시 올라가서 우산 들고나가서 지하철 탈 생각하니 상상만으로 신발 젖은 느낌.

그래서 오늘까지만 차 타고 다니자 생각하고 차키 찾으니 잘 안 보임

차키 찾아서 나와서 시간 보니 1시. 위워크에서 전화 와서 해결해보고 연락 준다고 함.

이른 새벽 문 앞에 배달된 밀키트처럼 하염없이 기다리려고 하니, 약간의 짜증이 솟구침.

마음을 다잡고 결국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 있는 도서관 겸 스터디룸을 떠올림.

약간의 비를 맞으며 왔더니 커뮤니티센터 출입시스템이 안면인식으로 바뀌어있음.

다시 한번 인내심을 발휘해서 안면인식 시스템에 등록 후 라테 한잔을 들고 스터디룸에 자리 잡고 앉는데,

테이블 중간다리에 무릎을 찧으면서 비명 지름.


아마도 세상의 모든 첫 번째 날은 이렇게 시작되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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