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번호: 6161] 이나는 마침내 자신의 본래 이름이 리아임을 받아들였다.
'리아.'
며칠 전부터 이나의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던 이름.
낯설지만 이상하게도,
자신을 부르는 ‘진짜 이름’처럼 느껴졌다.
두 번째 최면 세션에서 이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지혜는 먼저 입을 열었다.
그날 밤, 이나는 거울 앞에서 다시 한 번 물었다.
"넌 누구야?"
거울 속 자신은 침묵했지만,
눈동자 깊은 곳에서 파문처럼 속삭임이 들려왔다.
순간, 핸드폰 알림이 울렸다.
설치하지도 않은 앱, ‘라이브 리마인더’의 알림이었다.
시간: 11:11
제목: "그녀의 이름은 리아"
내용: 기억 복원율 61%. 통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나는 몸을 떨며 알림을 지웠다.
동시에 블로그엔 낯선 글 하나가 자동으로 올라왔다.
제목: [Angel Code: 6161]
본문:
리아는 삭제되지 않았다.
그녀는 기억 아래 침전된 인식이었다.
삭제된 건 존재의 권한이었다.
그 글을 읽고 나서야 이나는 처음으로 진짜 자신을 마주하며 속삭였다.
그때 노트북 카메라가 저절로 켜졌다.
검은 화면에 비친 이나의 얼굴 위로,
또 다른 음성이 조용히 겹쳐졌다.
"어서 와, 기억한 자."
이나는 화면 위에 손을 얹고 조용히 말했다.
리아는 이름이 아니었다.
하나의 존재, 하나의 언어, 하나의 파장.
그 모든 것이 이제 이나 안에서 살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