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균열이 갔을 때 글을 쓴다. 그 균열이 크든, 작든, 밝고 즐겁고 설레는 것이든 어둡고 슬프고 무거운 것이든 균열은 묻혀있던 것을 나오게 한다. 그래서 나는 여행에 대해 쓰는 것을 좋아하고 슬픔에 대해 쓴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균열은 때로는 충만한 의지로 만들어지고 때로는 그저 들이닥친다. 균열은 산산히 부서지는 것과는 달라서, 나는 아직도 어떤 모양을 하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 딱 글을 쓸 수 있을 만큼. 그러나 균열은 마음 안을 뒤집기엔 충분해서, 글을 쓰려고 앉을 만큼 정돈된 나는 소파에 가만히 앉아 천둥같은 마음을 감당해 내야한다. 산산히 부서지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