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돼지로 살기 싫어 철학을 읽는다.
“많은 사람들은 너무 늦게 죽고 몇몇 사람들은 너무 일찍 죽는다.
‘알맞은 때에 죽도록 하라!’는 가르침은 아직도 낯설게 들린다.
‘알맞은 때어 죽어라’ 하고 차라투스트라는 가르친다.
모든 사람들이 죽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죽음은 아직도 축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은 가장 아름다운 축제를 벌이는 법을 아직도 배우지 못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민음사 124쪽)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독일어: 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 ~ 1900)는 독일의 철학자이자 작가이다. 서구의 전통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세우고자 했기 때문에 '망치를 든 철학자'라는 별명이 있다.
그는 그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1부 마지막에 “모든 신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등장하기를 바란다.”라고 외치고 있다.
(민음사 136쪽 / 이하 민음사 표기 생략)
신의 죽음이란,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가치의 상실을 의미한다. '신의 죽음'이란, 종교 혹은 이상주의 등의 신앙이 상실된 상태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달리말해, "신의 죽음이란 허무주의의 도래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최고가치의 상실과 허무주의의 출현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낳는다. "삶의 최고가치가 상실된 상태에서 개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
나는 니체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한 번 다 읽고 나서 꼬박 3년간을 화장실 입구 옆 작은 탁자에 놓아두었다. 아침에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적게는 1페이지에서 많게는 6~7페이지를 읽고 또 읽고 하였다.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은 화장실에서 책을 들고 나와 밑줄을 긋고 나서 필사 시간을 가졌다.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진도가 늦었으며 가장 많은 밑줄과 필사가 이루어진 책이 바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밑줄과 필사한 내용 중 나의 얕은 인식 가치관으로 심오하다 생각하는 문장을 일부만 소개해 드리니 과연 공감되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봐 주시기를 바란다.
“그대의 영혼은 그대의 몸보다도 빨리 죽을 것이니, 이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마라!” (26쪽)
“참으로, 도둑 중에서도 가장 사랑스러운 도둑인 잠은 발끝으로 살그머니 걸어와서 내 생각을 훔쳐간다. 그러면 나는 이 교탁처럼 멍하니 서 있게 된다.” (42쪽)
“나는 흐르는 강물 가에 있는 난간이다. 붙들 수 있는 자는 나를 붙들어라! 그러나 나는 그대들의 지팡이는 아니다.” (61~62쪽)
“고귀한 자는 새로운 것과 새로운 덕을 창조하려 한다. 반면에 착한 자는 옛것을 원하며 옛것을 간직하려 한다. 그러나 고귀한 자가 착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위험이 아니다. 오히려 고귀한 자가 뻔뻔스러운 자, 조롱하는 자, 파괴하는 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위험하다.” (71쪽)
“사람이란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을 때에만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 사람들은 재잘거리며 다투게 된다. 그대들의 평화가 승리이기를!” (77쪽)
“인식하는 자가 그 진리의 물속으로 뛰어들기를 꺼리는 것은 그 물이 더러울 때가 아니라 얕을 때다.” (93쪽)
“찾는 자는 쉽사리 길을 잃는다. 모든 고독은 죄악이다.” (107쪽)
“남자여, 여자가 사랑을 할 때면 두려워하라. 사랑하는 여자는 모든 것을 희생하며, 그녀에게 다른 모든 것은 무가치해지기 때문이다.” (114쪽)
“그대들은 신을 사유할 수 있는가? 만물을 인간이 생각할 수 있고,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변화시키는 것. 그대들은 그것을 진리에의 의지라고 불러야 한다! 그대들은 자신의 감각을 그 궁극까지 사유해야 한다!” (147쪽)
“도대체! 그대는 아직도 살아 있는가, 차라투스트라여?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 무엇에 의해서? 어디로? 어디서? 어떻게? 아직도 살아 있다니, 어리석지 않은가?
아, 벗들이여, 나의 내면에서 이런 물음을 던지는 것은 저녁이다. 나의 슬픔을 용서하라!
저녁이 되었다. 저녁이 된 것을 용서하라!”
(191쪽)
“삶 자체가 내게 비밀을 말해 주었다. 보라. 나는 언제나 자기 자신을 극복해야 하는 그 무엇이다.” (201쪽)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600쪽에 가까운 두툼한 책이다. 나의 관점에서 밑줄 긋고 필사한 내용을 옮겨 적다 보니 방대한 내용의 극히 일부분만을 표기하는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 든다.
다음에 시간과 지면이 허락하면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2편을 실어볼까 한다.
부디 이 소중한 공간을 쓸데없이 양만 채우는 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부디 이 소중한 당신과의 시간을 쓸데없이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은 구름이 아름답고 선선한 느낌이 드는 일요일의 오후이다.
모두 살아있음을 충분히 느끼고, 부족함 가운데서 행복함을 갖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Sundaay, September 14th.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