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그러나 활기차게
“나는 한 장소에 묶이는 걸 싫어해요.
원할 때 어디든 갈 수 있고
마음껏 사색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요.
그렇지 않다가는 곧 누군가를
증오하게 될 테니까요.
자유를 빼앗긴 인간은 반드시 누군가를 증오하게 되죠.
언제나 속박되지 않은 상황에 있으면서
자신의 머리로 자유롭게 사색하는 것,
자유롭게 생각한다는 건 다시 말해
자기 육체를 벗어난다는 말과도 같아요.
자기 육체라는 한정된 우리를 벗어나,
사슬을 벗어던지고, 순수하게 논리를 비약시키는 거예요.
논리에 자연스러운 생명을 주는 거죠.
그것이 사고에서 자유의 핵심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서
우리나라에도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글 쓰는 작업을 직업으로 생각하고 매일 정해진 루틴을 가지고 달리기와 글쓰기를 병행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음악이나 와인 등의 다양한 장르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작품을 써 나가고 있으며 작품을 위해 외국에서 몇 년씩 생활하기도 하면서 글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한다.
또한 그는 번역가로서 주로 영어로 된 문학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는데, 문학 작가로서의 명성 덕분에 그가 번역한 작품들은 상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 주로 자신의 문학적 사상과 여러 면에서 일치하는 경향을 보이는 레이먼드 카버, 레이먼드 챈들러 등의 소설을 번역했다.
매년 노벨 문학상을 발표하는 시기가 되면 한때 우리나라 고은 시인의 집 앞에 수상을 기원하며 기자들이 모였듯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집 앞에 많은 기자들이 모여서 수상자 발표를 기다린다고 한다.
물론 그는 아직 노벨 문학상 수상을 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가 그의 글에서 말하기를 ‘나는 한 장소에 묶이는 걸 싫어해요. 원할 때 어디든 갈 수 있고 마음껏 사색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요.’라고 말한 것은 많은 사람이 희망하는 그렇게 살고 싶은 삶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희망하면서도 여러 가지 제약과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해 훌훌 일상을 털고 홀가분하게 그렇게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아니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과 경제적 문제를 고려하기 때문에 일과 업무로부터 벗어나지 못해 시간을 내지 못하고 대부분 한 장소에 묶여서 생활하다 눈을 감는 순간이 다가오면 깊은 후회를 하게 된다.
깊은 후회와 함께 해보지 못한 일에 대한 책임과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을 하며 그 원인과 책임이 돈이든 가족이든 배우자든 간에 그 대상에 대해 원망과 함께 서운함이 가득하게 된다. 하루키도 그의 글에서 이렇게 글을 이어 간다.
‘그렇지 않다가는 곧 누군가를 증오하게 될 테니까요. 자유를 빼앗긴 인간은 반드시 누군가를 증오하게 되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기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사는 삶은 보편적 관점에서 선택받은 축복된 삶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자유는 소중하다. 청소년기에는 학교와 학업 문제로 인한 제약이 따르고, 성인이 되면 직장과 하는 일에 의해 제약을 받거나, 그것도 아니면 가정에서 배우자로부터 제지를 당하기도 한다. 노년이 되어 직장과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 길을 떠나려 하여도 경제적 문제에 부딪쳐 당황하기도 하고, 벌어놓은 돈이 충분하여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순간에는 결정적으로 망가져서 무너진 육체가 발목을 잡기도 한다.
어쩌면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라는 말이 딱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놀 수 있는 여건이 완벽히 갖추어질 때를 기다리는 것은 헛된 바람일지도 모른다. 뭔가 부족하더라도 할 수 있을 때 해보는 것이 훗날 후회를 남기지 않는 최선의 방책이다.
젊어서 과감히 한 행동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겠지만 거기서 얻은 경험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도움이 되는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려 애쓰는 대신 나 자신에게 진실된 삶을 살 용기가 있었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앞두고 자기 스스로를 충족시키며 살지 못한 삶을 가장 크게 후회한다. 후회하며 죽어간 그들의 삶은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남들의 시선과 사회의 기대에 맞추려 노력했던 시간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은 아닐까.
왜 나는 '진짜 나'를 숨긴 채 살아왔을까?
사람은 서로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에 종종 갈등을 피하고, 또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마음속 진심을 억누르며 하고 싶었던 말, 거절했어야 할 부탁 등을 삼키면서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고, 결국 관계가 아닌 '나 자신'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남의 시선을 너무 많이 '의식하는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닐까?
타인과 나를 비교하고 불안한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우리는 대중 통신 매체나 친구 동료를 통해 주변의 성공 사례를 보며 끝없이 자신을 비교 분석한다. 그리고 '내가 이 길을 가는 것이 맞을까?',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하는 걱정이 창조적이고 주도적인 삶을 가로막아 왔다. 그 결과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직업, 취미, 관계가 아닌 남들이 인정해 줄 만한 것을 선택하며 인생의 본질적인 성취와 기쁨을 놓쳐왔다.
인생의 안정 만을 추구하며 잃어버린 기회는 또 얼마나 많은가?
사람은 두려움의 덫에 갇히기 쉽다. 많은 사람이 안정적인 직장, 예측 가능한 미래를 선택한다. 도전과 변화는 불안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열정이 넘치던 젊은 시절, 해보고 싶었지만 위험할까 봐서 포기했던 일들에 대한 후회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커진다. 안정은 편안함을 주지만, 성취감과 생동감을 빼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감정을 억누른 채 산 시간들이 너무나 많다. 스스로의 자기 검열을 통해 슬픔, 분노, 심지어 큰 기쁨까지도 타인에게 부담을 주거나 약점을 보일까 봐 감정을 억압하며 살아왔다.
그 결과, 억압된 감정은 결국 마음의 병이 되어 돌아오고, 죽음 앞에서 좀 더 솔직하게 사랑하고, 슬퍼하고, 표현했더라면 하고 후회하게 된다.
자, 지금이라도 후회를 줄이는 삶을 시작해 보자. 후회하지 않을 마지막 순간을 위해 나답게 살기 위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자.
‘만약 내가 오늘 죽는다면, 나는 나의 삶을 나 자신 스스로에게 진실되게 후회 없도록 살아왔는가?’
아무런 머뭇거림 없이 ‘네!’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이 세상 누가 뭐라 해도 최고의 인생을 살아온 멋진 사람이다.
이제부터라도 나의 인생을 이렇게 살려한다.
‘Andante con moto’
‘느리게 그러나 활기차게’
Tuesday, December 23rd.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