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년 동안 해외 파견을 나가 있었다. 6개월이 지날 무렵, 한국에 있는 지인들과 통화를 하면 다들 '벌써 반이나 지났느냐', '세월 빠르다'는 반응이었다.
입사 동기인 한 친구만 빼고.
아직도 반이나 남았나?
그 친구는 내가 올 때를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 기다리는 마음이니 시간이 더디게 느껴졌겠지.
나는 이제 곧 회사를 떠난다. 이 회사에 입사한 지 17년 만이다. 겉으로는 덤덤한 척 하지만 만감이 교차한다. 주변에서는 '축하한다', '다들 잘 될 거다'라며 격려해 준다.
그 친구만 빼고.
난 이제 누구랑 노냐?
친구가 벌써 나를 그리워한다.
난 참 복 받은 놈이다.
걱정마라. 내가 더 자주 찾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