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직장에나 있을 거 같은 나쁜 놈 이야기
서슴지 않고 동료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다. (xx라고 쓰려다 참는다) 어떤 이들은 '본래 나쁜 사람은 아닌데 일 욕심이 많아서 그런다'라고 그 사람을 옹호한다. 나는 그 말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사람은 단지 나쁜 놈일 뿐이다. (이하 '나쁜 놈'은 이런 놈을 말한다.)
'사람은 좋은데, 주변 사람을 흉기로 찌르는 버릇이 있어.'라는 표현이 말이 안 되는 것처럼 '좋은 사람인데, 동료들에게 상처를 주는 버릇이 있어.'라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어쩌다 본의 아니게 실수하는 경우를 말하는 게 아니다. 자기가 하는 행동에 사람들이 얼마나 아파하는지조차 모르는 진짜 나쁜 놈들 얘기다.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흉기가 된다는 것을 모르니 상대방의 고통도 공감하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나쁜 놈은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과 크게 다르지 않다. 법적인 처벌이 없을 뿐이다. 과장하는 게 아니다. 나쁜 말과 행동이 눈에 보이는 상처를 내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마음에 남기는 고통은 그에 못지않다. 게다가 매일 반복된다.
그런 나쁜 놈들이 회사, 아니 더 적확하게는 비슷한 부류의 상급자의 인정을 받는다. 나쁜 놈의 성과물이 동료들의 고통의 결과라는 점은 무시된다. 그러면서 '착한' 경쟁자는 밀려나고 나쁜 놈이 조직의 리더가 된다. 벌을 받기는커녕 성공하는 것이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은 적어도 성공해서는 안 되는 거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죄는 지은 데로 가고 덕은 닦은 데로 간다
나쁜 놈이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은 가슴 아픈 현실이다. 하지만 직장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 성공한 삶은 아니라는 것을 놓치면 안 된다. 직장 생활은 단지 인생의 한 과정일 뿐이다. 직장에서의 지위로 인생을 평가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 직장을 떠난 후의 생활이 '어떤 삶을 살았는가'에 대한 지표가 된다.
직장에서의 지위와 관계없이, 착한 직장 생활을 했다면 퇴사 후에도 사람들이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는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이다. 은퇴 후에도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행복한 삶이야 말로 성공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나쁜 놈들은 직장에서의 지위와 알량한 권력이 영원히 유지될 거 같이 행동한다. 하지만 착각이다. 직장을 떠나면 그동안 어쩔 수 없이 머물던 사람들이 떠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준 상처만큼 벌을 받아야 한다. 그 벌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술 한잔 같이 할 사람이 없는 노후
텅 빈 자녀의 결혼식장
연락 한 번 없는 옛 동료들
소심한 응징이라 할지 모르지만,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하는 나쁜 놈들은 이런 죗값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죄는 지은 데로 가고 덕은 닦은 데로 간다는 옛말이 틀린 거다.
혹시 이 글을 진짜 나쁜 놈이 읽는다 하더라도 자기 이야기인 줄 모른다는 것을 확신한다. 왜냐하면 정작 나쁜 놈들은 지들 죄를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