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고 싶다면 우선...
몇 해 전부터 행복에 대해 의문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목에 행복이란 단어가 포함된 책을 전부 다 읽어 보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책이 너무 많더군요. (Yes24 '행복' 검색 결과, 13,061건/'17.1.16일 기준) 오래 고민하지 않고 규칙을 바꿨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부터 빠짐없이 읽어 본다는 것으로 말이죠.
행복에 대한 책을 찾아 읽는 이유는 행복을 연구한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행복의 요건을 찾기 위함입니다. 나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전문가들이 다 같이 인정하는 행복의 요건이라면 신뢰할 수 있겠지요. 간혹 행복에 대한 내 생각과 비슷한 전문가의 의견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일종의 안도감이 들죠.
전문가들이 행복의 필수 요건이라고 꼽은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읽은 책에서 빼놓지 않고 강조하는 것은 인간관계입니다. 표현은 다양하지만, 결국 가까운 사람들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면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행복을 연구한 학자가 아닌 사람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는 답입니다.
나는 한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인간관계를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기본적으로 우호적인 사람과의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긴장이 불가피한 사람과의 관계죠. 달리 말해 우리는 좋은 사람 또는 나쁜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삽니다.
예를 들면, 부모, 배우자, 자녀, 친구는 좋은 사람에 속하고, 직장 상사나 고객 같은 사람들은 나쁜 사람에 속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나쁜 사람이 진짜 성품이 나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라 편한 관계를 맺기 힘든 사람을 말하는 겁니다. 좋은 사람도 마찬가지죠.
사람들은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말을 하면, 나쁜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개선할지 먼저 떠올립니다. 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나는 좋은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데 노력과 시간을 여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면, 나쁜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느라 너무 많은 노력과 시간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야근에 술자리를 전전하고, 고객을 대접하느라 밤늦게 집으로 돌아갑니다. 결국 좋은 사람들과 저녁을 함께할 시간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쁜 사람과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긴장이 깔리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그 관계에서 행복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나쁜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표현이 좀 이상합니다만, 적당히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시간을 좋은 사람과 보내야 합니다.
좋은 사람과의 관계는 당장 문제가 없으니, 노력과 시간을 자꾸 미루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가깝게 지내던 친구라도 서로 연락이 뜸해지면 나중에 서먹해졌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행복을 위한 필수 요건인 인간관계는 그렇게 그냥 얻어지지 않습니다. 별 다른 일이 없더라도 먼저 연락하고, 시간을 내서 같이 식사를 하는 그런 사소한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누구는 몰라서 그러는 줄 아느냐라고 반문하고 싶으신 심정 이해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니까요. 그래서 나는 그런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세상을 떠나야 하는 훗날을 상상해 봅니다. 그런 상황에서 과연, 어떤 결정에 더 많은 아쉬움과 후회가 남을까요? 그렇게 상상해 보면 답은 언제나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