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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호 Oct 09. 2016

부재중이 없는 세상

사무실 이외의 공간에서 업무를 금지하는 법 제정이 시급하다.

로테르담 파견 시절, Schiphol 공항은 언제나 붐볐다.


한눈에 봐도 출장 중인 사람들은 다들 노트북에 코를 들이 밀고 있었다.


깔끔한 비즈니스 복장에 커피 한잔을 곁에 두고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은


꽤 그럴듯한 그림이었지만, 밝은 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내 노트북에 사과 그림이 없어서 커피만 마신 건 아님


공항에서도 저렇게 일을 해야 되는구나



유럽 사람들이 업무 시간을 확실히 구분한다지만, 


이제는 주말에 그들의 회신을 받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다.


어느 나이 지긋한 엔지니어가 얘기했듯이


이게 다 '빌어먹을' 첨단 기술 덕분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해외 출장 중이었어요.


이 말 한마디면 그동안의 무응답이 용서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택도 없는 변명일 뿐...


예전보다 일은 더 많이 하는데 과연 사람들은 그만큼 행복해졌을까?


아니 행복은 접어두더라도, 삶이 더 팍팍해진 거 같으니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에 의문을 던질 수밖에.


확실한 건 여유 없이 일하는 것이 행복의 조건은 아니라는 거다.


어느 책에도 그런 내용을 찾을 수 없다.


최소한 지금까지 읽은 책에선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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