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에게 현직자 인터뷰의 중요성은 이제 상식이 된 거 같습니다. 그러니 현직자를 만날 수 없으면 인터뷰 자료라도 찾아 읽습니다. (직접 만나는 것보다 효과는 훨씬 부족하겠지만요)인터뷰의 질문이 그러하듯 현직자에게 듣고 싶은 것은 다른 무엇보다 그 직무에 대한 정보입니다. 실제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말하는 직무에 대한 설명은 기업 홈페이지의 직무 소개보다 비교할 수 없는 생명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직무에 대한 정보 이외에도 조직 문화, 근무 조건, 직무 장래성, 시장 상황, 주요 경쟁사 등 현직자에게 묻고 싶은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겁니다. 여기에 흔히 놓치는 질문을 하나 더 추가할까 합니다. '신입사원에게 처음 무엇을 가르치는가'인데요, 전산 시스템 매뉴얼이나 문서 작성법 같은 세부 사항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부서의 주요 업무가 한마디로 무엇인지, 전체 공정에서 어떤 의미이고 왜 중요한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와 같은 내용입니다. 신입사원 직무교육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요. 같은 부서의 선배들이 신입사원을 가르치면서 '우리 일은 ○○○를 하는 일이야', '우리 부서의 역할은 □□□다'라는 말에 이어지는 '그러니 이러저러한 마음가짐(능력)을 가져야 한다'라고 연결되는 내용이죠. 다르게 말하면, 현직자가 말하는 직무에 대한 정의와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역량입니다.
이렇게 신입사원 교육의 핵심 내용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면접은 거의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입사 지원자가 현업에서의 직무 정의와 신입사원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을 언급하며 자신이 그렇게 준비해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상황을. 답변 내용이 진실이라는 확신만 든다면 채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실제 그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제가 속했던 조직에, 그것도 제가 담당했던 직무에 지원한 취준생의 사례입니다. 그 지원자 입장에서는 최근까지 현직자였던 사람을 만난 거였죠. 당연하게도, 지원 직무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필요한 마음가짐과 같은 중요 정보부터 시시콜콜한 경험담까지 자세히 전달해 줄 수 있었습니다.
그중 그 조직의 구성원이라면 다들 공유하는 신입사원에게 강조하는 교육 내용이 실제 면접에서 가장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요약하면 아래와 같은데요,
After-Sales 직무는 답을 만들어 내는 거다. 왜냐하면 고객과의 계약 의무를 최종 마무리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제품 판매 후 발견된 결함에 대해 기술적인 해결책, 금전적 보상, 협상을 통한 설득, 정 안되면 인간적으로 애원을 해서라도 미결 사항을 마무리해야 한다.
자세히 옮길 수는 없지만, 실전 면접에서 이러한 핵심을 활용해서 면접관의 긍정적인 관심을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실무자들이 공유하는 내용을 취준생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을 겁니다. 그 취준생은 최종 합격했습니다. 직무의 핵심과 그 이유, 그를 위한 노력까지 명확히 답변하는 지원자가 탈락되었다면 오히려 이상한 결과겠지요.
정리하자면, '우리 부서는 ○○○를 하는 것이 임무야'라고 표현되는 현직자의 직무에 대한 정의와 필요한 역량을 파악하면 한 차원 높게 직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해는 면접 통과는 물론 본인에게 맞는 일인지 판단하는 데도 중요한 뒷받침이 될 겁니다. 모쪼록 취준생들이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단순히 취업문 통과만이 아니라 올바른 직업 선택의 과정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