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다 생각이 있었구나?
이 역산의 과정을 거치면서 생각했다.
아? 학교 시간표가 아무 생각이 없는 줄 알았는데 사실 생각보다 치밀하고 과학적이었잖아?
물론 지극히 국가가 혹은 학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커리큘럼에 치중된 시간 분배이지만 대한민국을 살아가면서 입시를 경험할 것이라고 한다면 생각보다 그에 맞게 굉장히 치밀한 설계에 의해 이루어진 시간표라고 생각한다.
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교육 과정의 시간표가 얼마나 정확하고 전략적이냐가 아니라 홈스쿨링을 하기로 결정한 이의 시간표는 어떻게 짜여져야 하는가 이기 때문에 설명을 한다면-
홈스쿨링의 목적이 중요하다.
홈스쿨링을 통해 나 자신이 혹은 내 가족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대학을 빨리 가는 것? (조금은 유리하기도 하고 불리하기도 하다 사회생활할 때)
그저 자유로운 시간을 많이 누리는 것?
입시에 치중한다면 못할 경험(예를 들면 악기 배우기, 영화 보기, 여행 다니기 등)에 집중하는 것?
책을 많이 읽는 것? 글을 쓰는 것?
지극히 이상적인 생각이었지만 필자와가족의 홈스쿨링 목적은 '행복한 청소년기 보내기' 였다.
학교를 다니면서, 입시를 생각하면서, 학원을 다니면서의 '나 자신'이 행복하지 않았다.
(행복하다고 말한 내동생은 학교를 계속 다녔고)
10대 청소년이던 시절, 무얼 해야 내가 행복하다고 느꼈을까. 사실 '잘 몰랐다'
그래서 하나씩 해보기로 했다. 내가 좋아했던 혹은 좋아했지만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학교와 학원의 스케줄에 치여서 못했던 것들을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시간표를 짤 때 주요 과목의 공부 시수도 중요했지만, 좋아하는 일을 배치하는 것이 우선순위였다.
학교를 다니면서 하지 못 했던 것들 중 추가 한 것은 필자에게는 '운동' '미술' '악기(클라리넷) 배우기' '여행'이었다.
당시 나름(?) 특목고 지망생의 삶을 살았던 터라, 공부가 아닌 과외활동은 터부시 되는 느낌이었다.
노는 게 아닌데 노는 것 같은.
그래서 하고 싶은 것들을 전진 배치하고, 그 다음 공부할 과목들을 정리했다.
공부할 과목들에 대해서는 사실 '선택과 집중'이었다.
어차피 인간의 시간은 한정적이다. 운동 미술 악기를 하려면 분명 어디선가 시간을 빼와야 한다.
3N살이 된 지금까지도 가끔 부모님은 이야기한다. '애를 중고등학교를 안보냈더니 어딘가 상식이 모지라'
왜냐, 내가 짠 시간표는 지극히 검정고시와 입시 수능을 통과하기 위한 과목 위주였기 때문에,
중학교 시절 기술/가정(요즘은 과목명이 다른가?)이라거나 고등학교 시절 공통과학 이런 것은 배제되었다.
누군가는 좀 얍삽하지 않냐고 할 지도 모른다.
그치만 필자는 생각한다. 중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수학을 우리가 살면서 얼마나 써먹으며 살까?
하물며 주요 과목인 수학도 그럴진데, 나머지 기타 과목은 어떨까.
뭐 가끔 필자도 스스로 무식하다고 느낀다.
대신 '학교를 다녔으면 몰랐을 혹은 못했을 경험을 했겠지' 라고 생각을 하며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곤 한다.
예를 들어,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심화 공부를 한다거나, 중고생이면 가기 어려웠을 현장 체험을 간다거나.
시간표를 짜는 과정이 또 한 번 나를 알아가는 계기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음 한다.
그리고 한 학기 이상은 그 시간표로 버텨 보되,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학교도 학년에 따라 학기에 따라 시간표가 달라진다. 그것은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그저 그 시기에 필요한 것에 적응했을 뿐.